테헤란 지진공포 엄습…150년 주기 시간 문제

테헤란 지진공포 엄습…150년 주기 시간 문제

입력 2010-04-23 00:00
업데이트 2010-04-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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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수도 테헤란 시민들에게 테헤란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라고 촉구할 정도로 이란에도 지진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에 의한 핵공격 가능성을 경고해왔지만,최근 테헤란 상주인구 1천300만명중 최소 500만명의 이주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주 희망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 대책을 발표한 것은 미국의 핵공격 때문이 아니라 지진대 바로 위에 앉아있는 테헤란의 지진 위험성 때문이다.

 테헤란에 발생한 가장 최근의 대규모 지진은 1831년.통근 인구까지 포함해 1천500만명에 이르는 현재에 비해 당시 테헤란은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테헤란이 대규모 지진을 150년 주기로 겪는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지진학자들은 대규모 지진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으며,10년전 연구 때 줄잡아도 50만명 이상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건축가 파리드 메흐디안은 테헤란에 다시 대지진이 일어나면 “인류 최대 참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인들 뿐 아니라 이슬람 성직자들도 지진의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금요 기도를 주관하는 아야톨라 카젬 사디그히는 “부적절하게 옷을 입는 여성들은 젊은이들을 유혹해 마침내 커다란 죄악으로 이어져 신의 진노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이슬람 율법상 여성의 ‘정숙’을 강조한 말이지만 지진 위험을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테헤란 이슬라믹아자드대학의 지진학자인 바흐람 아카셰흐 교수에겐 인구 500만명 이주와 같은 과격한 정책도 미흡하다.

 그는 리히터 규모 6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90%로 보면서 아예 수도를 문화,정치,산업,경제 4개 기능별로 나눠 각각 단층대 멀리 네 곳에 따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닥칠 대지진이 “50년후일 수도,내일 밤일 수도,아니 내가 지금 당신과 얘기하고 있는 도중일 수도 있다”고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건축가 메흐디안은 테헤란 시민의 집단 이주대책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먼저,이란의 거주지역 대부분이 테헤란과 마찬가지로 지진대에 속하기 때문에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봤자 무덤을 옮기는 것 밖에 안된다”는 것.

 집단 이주대책에서 무엇보다 큰 장애물은 이란의 부와 일자리가 몰려있는 경제,정치,문화 중심지인 테헤란을 떠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한 신문은 사설에서 애초에 사람들이 공해나 교통난이 아니라 “부와 일자리”를 찾아 테헤란으로 온 것 아니냐면서,그 누가 ‘작은 도시에 있는 200㎡의 땅과 약 1만 달러의 저리대부’라는 이주 유인책을 받고 테헤란의 집과 직장을 포기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란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17일엔 일부 정부 부처와 기업체와 기타 조직들을 수도 테헤란 외의 지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테헤란 시내 한 카페 소유주는 정부가 지진대책을 시행하는 게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시행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칫 강압적인 방식으로 하다간 사회의 취약계층이 짓밟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계했다.

 테헤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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