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기업 선거광고 제한철폐 판결

美대법, 기업 선거광고 제한철폐 판결

입력 2010-01-23 00:00
수정 2010-01-2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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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 본격화 우려 민주 “대응법안 마련”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앞으로 미국 선거에서 기업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 ‘금권·비방 선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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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은 21일(현지시간) 기업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 또는 비난하기 위한 선거광고에 돈을 쓰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조항이 헌법에 규정된 ‘언론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선거운동 및 정치 지형도에 대변화를 예고한다.

●오바마 “특수이익집단에게 유리”

지난 1947년 제정된 현행법은 선거 이슈에 대해 찬반의견을 제시하는 기업의 광고는 허용했지만, 특정 후보를 거론하며 지지 혹은 비난하는 선거광고는 규제해 왔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기업들의 선거광고 제한 족쇄가 풀리게 됐다.

이번 판결에서 보수 성향의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등 5명은 기업들의 선거광고 제한조항 철회에 찬성한 반면 존 폴 스티븐스 등 진보성향의 대법관 4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판결 직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특수 이익집단들의 돈이 정치권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면서 “대형 석유회사와 월가의 은행들, 보험회사 등에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판결은 로비단체들에 새로운 무기를 건네준 것”이라면서 “후보들과 정당을 대신해 특정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판결은 후보들 대신 이들을 지지하는 기업과 노조 등이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외곽단체들을 통해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광고를 허용, 혼탁·흑색 선거가 판을 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오는 11월 중간선거부터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친기업적인 공화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거전략가들은 앞으로 선거에서는 정당보다 기업들의 돈을 무기로 한 외곽단체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제너럴일렉트릭과 같은 대형 상장회사들은 투자자와 소비자 등의 우려 때문에 선거광고 비용을 대폭 늘리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돈 많은 개인이나 일부 기업들이 상공회의소나 전미총기협회 등 제3자를 통해 대규모 기부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1월 중간선거 공화당에 유리할 듯

한편 민주당은 이번 판결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법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선거광고에 돈을 쓸 때는 주주들에게 사전 설명을 의무화하는 방안과 로비스트를 고용했거나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기업들의 경우 선거광고를 금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대법원은 또 판결에서 대선 예비선거일 전 30일 동안(의회선거는 60일 전) 기업과 노조, 비정부기구(NGO)가 선거 관련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 2002년 제정된 ‘매케인 파인골드’ 선거자금법의 제한규정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선거일까지 기업들의 선거광고가 허용됨에 따라 상호비방전으로 선거가 혼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법의 발의자였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 러스 파인골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법원 결정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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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im@seoul.co.kr
2010-01-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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