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6%P 급락 의식… 젊은층 공략 나서

‘남성미’를 자랑하던 블라디미르 푸틴(얼굴) 러시아 총리가 화려한 옷차림의 젊은 래퍼들과 어울리는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로이터 통신은 푸틴 총리가 지난 13일 러시아의 음악방송 뮤즈TV가 주최한 힙합 음악 경연대회의 시상식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상의를 벗고 사냥을 즐기는 사진을 공개하는 등 남성미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던 푸틴의 ‘이미지 정치’가 이번에는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평소 무뚝뚝하고 남성적 이미지가 넘치는 푸틴이지만 이날만큼은 스포츠 재킷을 입은 젊은 옷차림으로 자국의 젊은이 앞에 섰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 “여러분이 추는 브레이크댄스는 술이나 마약과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브레이크댄스는 그 자체로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탈선만 하지 않는다면 신세대 문화는 얼마든지 러시아에서도 누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예상치 않은 푸틴의 등장에 젊은이들은 환호했다. 대회에 참가한 한 래퍼는 “푸틴은 전설이자 우리의 우상”이라며 “세계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그에게 경의를 표하자.”고 노래했다.

푸틴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낮아진 인기도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기관 사회여론기금(FOM)이 조사한 지난달 지지도는 이전 조사보다 6%포인트 떨어진 66%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총리로 취임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물론 총리 측은 이러한 정치적 해석과 선을 긋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대변인은 “푸틴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