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여동생 “난 CIA 스파이였다”

카스트로 여동생 “난 CIA 스파이였다”

입력 2009-10-28 12:00
수정 2009-10-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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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활동” 회고록에서 밝혀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전·현직 국가평의회의장의 여동생인 후아니타 카스트로(76)가 1964년 미국 망명 전 미 중앙정보국(CIA)에 내통한 사실을 밝혔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아니타는 멕시코 출신 언론인 마리아 안토니에타 콜린스와 공동 집필한 회고록 ‘나의 오빠 피델과 라울, 비밀이야기’의 출간을 앞두고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61년 또 다른 여동생 엔마를 만나러 간다며 멕시코를 방문해 멕시코시티의 한 호텔에서 CIA 요원과 접선한 뒤 ‘도나’라는 암호명을 받았다. 그 뒤로 3년간 CIA와 협력하며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을 도왔다. 후아니타는 CIA와 단파라디오를 통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AP는 전했다. 하지만 그는 협력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회고록의 공동 저자인 콜린스는 후아니타가 자신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동포들을 도왔다고 전했다.

원래 후아니타는 1959년 오빠 피델이 이끈 쿠바혁명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피델의 독재정치에 환멸을 느낀 뒤 은밀히 반체제 인사들을 돕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집은 반체제 인사들의 은신처로 활용됐다. 피델은 그에게 “벌레들(반체제 인사들을 지칭)과 내통하지 마라.”고 경고할 정도로 이미 둘 사이는 멀어진 상태였다. 이후 후아니타는 1963년 어머니 리나 크루스가 사망한 뒤 쿠바를 떠나 마이애미에 정착했다.

회고록에 담긴 두 오빠에 대한 그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그는 피델을 이기적인 냉혈한으로 묘사했지만 라울은 고귀한 성품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라울의 딸인 조카 마리엘라가 동성애자 인권 보호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예방 활동을 하는 것에도 찬사를 보냈다. 그는 회고록에서 “피델을 배반하고 적과 내통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배반한 것은 내가 아닌 바로 오빠 피델”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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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기자 ccto@seoul.co.kr

2009-10-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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