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포포프킨 러시아 국방차관은 이날 에코 모스크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마마 대통령의 MD계획 철회는 이성의 승리”라며 “그의 결정 때문에 우리가 폴란드 인근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도 필요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결정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만이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7일 오바마 대통령의 MD계획 철회에 대해 “미사일 확산 방지와 관련, 두 나라 정상이 대화하기에 좋은 조건을 마련했다.”고 환영한 바 있어 조만간 칼리닌그라드 미사일 배치 계획 철회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러시아는 2007년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체코 등에 MD기지 설립 계획을 밝히자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 MD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의 입장도 유연해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가 앞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이번에 동유럽 MD구축 계획을 철회한 것은 유엔이 준비 중인 대(對) 이란 제재 결의안에 러시아가 가세하라는 ‘압박 카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외무부 대변인이 19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전날 홀로코스트 실체가 의심스럽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것에 강력 비판한 것을 놓고 긍정적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했다. 네스테렌코 대변인은 이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 문제에 대한 효율적 대화를 시행하기 위한 호의적 국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전반적 시각은 러시아가 쉽게 이란 제재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이란에서 첫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등 이란과 상업적 관계가 밀접한 데다 이란으로부터 느끼는 위협이 미국보다 적기 때문이라는 논거에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러시아의 공개적 보장이 없는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가 MD계획을 철회한 것은 도박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