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꼭 보는 드라마 ‘안투라지’

오바마 대통령 꼭 보는 드라마 ‘안투라지’

입력 2009-04-09 00:00
수정 2009-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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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꼭 시청하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있다.국내 판도라TV 같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해 볼 수 있는 ‘안투라지(Entourage)’.우리 말로 풀면 ‘측근’이다.HBO가 제작해 2004년 7월부터 방영,현재 시즌 5가 방영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한글 번역본에서도 예사로 상스러운 말들이 튀어나온다.자녀들과 함께 보기 낯 뜨거운 장면과 대사가 이어진다.막 뜬 연예계 스타가 모델,스타 지망 소녀들과 어떻게 걸판지게 놀아볼까 궁리하거나 연예산업 종사자들과 치고받고,속고 속이는 과정을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훑는다.

 그런데 ‘지구방위 사령관’을 자임하는 미합중국 대통령이 왜 이런 드라마를 보고 앉아 있을까.정치전문 블로그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간) 조심스럽게 그 비밀을 귀띔했다.이 드라마에는 속사포처럼 떠드는 연예 에이전트 ‘아리’가 나온다.그런데 이 캐릭터는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의 친동생을 모델로 그려졌다.폴리티코는 ‘죄책감을 느끼는 즐거움’에 빠져들거나 아니면 자신에게 친근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즐겨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한 편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일정을 조정하기까지 했다.로버트 깁스 백악관 공보비서는 “우린 항상 안투라지에 대해 얘기하곤 했지요.”라고 말했다.깁스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일요일 밤 드라마 참모들의 화상회의 시간이 겹치곤 했다.”며 “한 번은 (오바마에게) 이메일로 ‘안투라지 마지막 15분과 회의 시간이 겹친다.’고 알린 뒤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화상회의에는 15분 늦으면 어떠냐고 한 적이 있다.”고 돌아봤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어린 딸들과 함께 뮤지컬 시트콤 ‘한나 몬태나’나 만화영화 ‘스펀지밥’을 시청한다.

 백악관 측근들은 이라크 깜짝 방문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포츠광인 그가 미대학체육협의회(NCAA) 농구 선수권대회 중계를 봤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그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NCAA 농구 중계를 봤다.ESPN의 종합뉴스 ‘스포츠 센터’를 즐겨 본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

 정치나 다른 일에 신경 쓰면서 농구를 보느냐? 결코 아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완전 몰입해 농구 중계를 본다.선수 움직임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다.그리고 패배한 팀이 하프코트 디펜스 전술을 구사하지 않았다고 패인을 내놓는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커다란 취재원으로 나오는 뉴스 프로그램은 거의 쳐다보지 않는다.자신의 연설이나 기자회견 화면도 두 번 다시 보지 않는다.한 측근은 “뉴스를 열심히 읽는 편”이라고 말했다.깁스는 “유튜브 동영상이나 웹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우리가 권하면 그는 툭 던져 놓는다.”라고 전했다.오히려 깁스의 브리핑 장면은 때때로 본다.

 미셸 여사는 당연히 스포츠보다는 코미디와 밝은 뉴스를 즐겨보고 절대 슬프거나 언짢은 뉴스는 사양한다고 대통령 부부와 오랜 친구 사이인 발레리 자렛이 설명했다.

 최근에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레슬러’를 관람했다.개봉관에 간 것이 아니라 미영화산업협회(MPAA)에 부탁해 필름 원판을 가져다 백악관 내부 극장에서 가족이 함께 봤다.미국 대통령,그만한 파워가 있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스포츠광이어서 ESPN의 ‘스포츠센터’와 야구 중계를 즐겨 봤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퇴임 뒤 ‘그레이 아나토미’ ‘24’ ‘보스턴 리갈’ 등 드라마를 탐닉했다고 털어놓았다.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페밀리 타이스’란 드라마를 즐겼는데 주연 마이클 J 폭스가 매파 공화당원이라서 였다.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때의 댄 퀘일 부통령은 ‘머피 브라운’을 첫 손 꼽았는데 캔디스 버겐이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나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안투라지’는 젊은 스타가 세 명의 불알친구들과 함께 에이전트 ‘아리’의 길잡이를 받아 할리우드를 탐사하는 분위기를 풍기는데 실제 오바마 대통령이 험난한 워싱턴 정계나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과정이 닮아보이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프린스턴 대학 역사학과 줄리언 젤리저 교수의 분석이다.그런데 그는 빈정댔다.오바마의 “팀은 아마도 (드라마의 다섯 주인공만큼) 흥미진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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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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