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가 ‘보너스 잔치’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민의 세금을 수혈 받았던 일부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말 200억달러(약 27조 4000억원)의 보너스를 뿌려대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당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진노했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는 무책임의 극치이며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월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자제력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호통쳤다. 이어 “물론 회사의 경영진들이 이익을 내서 보너스를 받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장은 월가 금융기관들이 지난 연말 지급한 상여금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드 위원장은 “국민이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떠맡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모든 가능한 법률적 수단을 찾아 이 돈이 국민에게 되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보너스 파문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의 합병 전 메릴린치 임직원에게 특별상여금을 지급해 논란이 됐던 존 테인 전 메릴린치 회장이 지난주 BOA에서 방출되면서 표면화됐고, 곧 이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이 구제금융을 지원 받은 금융기관들의 자금 용처에 대해 본격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을 예고했다.
보너스 파문은 대학가로도 흘러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미 하버드대의 졸업생 10여명이 이 대학 기금운용사의 경영진을 상대로 보너스로 받은 2100만달러의 반납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8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9-01-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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