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상황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세계 경제의 동반 추락을 가져온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국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 리서치센터는 현재의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반미주의’(anti-Americanism)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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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 리서치센터는 7일(현지시간)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통화침투의 세계 경제-세계는 이미 미국의 부정적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미국이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 제공자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퓨 리서치센터는 또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도 ‘미국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퓨 리서치센터가 세계 2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 3∼4월 실시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국가의 국민들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미국을 제외한 23개 국가 가운데 8개국은 응답자의 50% 이상이 미국 경제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에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난 국가 가운데는 유럽과 아시아의 부국이 많았다. 특히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인 영국과 독일 국민의 72%가 미국 경제가 자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서방 국가로는 호주가 71%, 프랑스 70%, 스페인 56% 등으로 나타났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63%, 한국 41%, 인도네시아가 37%를 차지했다. 퓨 리서치센터는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4%, 파키스탄은 6%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것은 지난 수년 동안 반미 감정이 커지고 있는 점과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18%가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49%는 ‘자국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러시아도 31%가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으나,46%는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21개국 국민의 50% 이상이 미국 경제가 자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95%), 한국(94%), 호주(91%), 영국·독일(90%), 프랑스(81%) 등 9개국 국민들은 80% 이상이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매우 크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퓨 리서치센터는 미국이 세계적으로 부국과 빈국간의 격차, 즉 ‘글로벌 불평등’을 확대한 당사자로 비판받고 있으며 금융위기는 경제적 반미주의를 출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퍼클래스’의 저자이자 국제자문그룹인 가르텐 로스코프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회장은 “새로운 반미주의의 출현은 다수의 희생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워싱턴의 승리자들과 소수에 불과한 글로벌 시스템의 수혜자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과학원은 8일 전세계 45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가책임지수 조사에서 중국이 1위, 미국은 최하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8-10-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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