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이두걸기자|미국 월가 발(發) 금융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공적자금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7000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고강도 처방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가 급상승하는 등 일단 급한 불은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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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보다 2000억弗 증액
그러나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고, 추가적인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정리가 불가피해 금융회사의 연쇄 도산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에 2년간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금융회사의 부실 모기지 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전달했다. 당초 예상보다 2000억달러가 더 늘어난 것이다. 법안이 다음주 초 의회를 통과하면 미국의 금융위기가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미 정부는 금융회사들의 부실자산을 역경매 방식으로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역경매는 금융사들이 보유한 부실자산을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정부에 파는 방법이다. 다음주 중 원안대로 통과되면 재무장관은 인수자산 운용 인력 채용, 부실자산 인수계약 관여 등은 물론 관련 규정을 제정하는 등의 폭넓은 권한을 확보한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시발점인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
●연체 모기지비율 2.1%P 상승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이상 연체된 모기지의 비율은 8월 말 현재 6.6%로 작년 동기 4.51%에 비해 상승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서브프라임 대출 부문에서는 연체율이 24.48%에 이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정한 연구위원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전 세계 금융회사의 손실을 1조달러까지 추정하는데 현재까지 금융회사들이 상각한 부실액은 5000억달러로 추가적인 부실 정리가 불가피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이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흥시장의 해외자산을 정리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894억달러로 추산되는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이번 공적자금 투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것도 우려를 사고 있다. 앞으로 미국 정부는 부실 위험에 노출된 금융시스템과 바닥으로 떨어진 실물경제, 그리고 만신창이가 된 재정을 안고 가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