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자살 10년째 年3만명 ‘경제대국’ 日의 고민

[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자살 10년째 年3만명 ‘경제대국’ 日의 고민

입력 2008-07-05 00:00
수정 2008-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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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자살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지난 한해 자살자는 3만 3093명이다. 자살 통계를 낸 30년 동안 두번째로 많다.‘자살 3만명’은 벌써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5.9명이다. 경제대국 속에 드리워진 ‘그늘’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06년엔 자살대책기본법까지 제정했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접근,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자살은 개인적·사회적인 요인이 뒤섞인 결과라는 판단에서다. 또 2016년까지 자살률을 2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4일 발표된 ‘자살실태백서’에 따르면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평균적으로 4가지의 원인이 상호 연관돼 있다. 자살을 두고 “우울증 때문이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자살 요인으로 우울증, 가족간의 불화, 빚, 신체 질환, 생활고,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실업, 사업 부진, 과로, 직장의 환경 변화 등 10개의 항목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는 게 백서의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원의 경우,‘부서 이동→과로나 직장의 인간관계 악화→우울증’을, 경영자는 ‘사업부진→생활고→채무 관계→우울증’의 경로를 거쳤다.

주목하는 자살자의 연령층은 사회의 중추인 30∼40대다. 전체 자살자에서 30%를 차지했다. 최근 정부의 의식조사결과,30대의 20%가 “자살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심각한 수준이다. 비정규직은 불안한 미래가, 정규직은 성과주의에 의한 경쟁과 장시간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자살로 몰아간다는 분석이다.

물론 다각적인 자살 대책도 없지 않다. 고용 안정을 위해 노동자 파견법 개정이 추진되고, 장시간 잔업 등을 규제하는 행정 지도 및 감독도 강화하는 추세다. 또 정신과 의사진료체제나 지역의 상담 체제구축, 자살 미수자의 심리 치료 등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도적인 대책과 함께 생명 존엄에 대한 의식이다. 현대 사회의 병폐로 떠넘기기 전에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주변에 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 자살률이 일본에 못지않은 한국도 다시금 점검 계기를 가졌으면 한다.

hkpark@seoul.co.kr

2008-07-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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