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유혈로 치닫나

짐바브웨 유혈로 치닫나

송한수 기자
입력 2008-04-01 00:00
수정 2008-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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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야당에 정권 못 내준다.”

짐바브웨를 28년째 철권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84) 대통령이 이렇게 선언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후보인 모건 창기라이(56)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개표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선거 조작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가 하원 선거구 개표 결과를 간헐적으로 발표하고 있을 뿐 대선 결과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텐다이 비티 MDC 사무총장은 “무가베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며 “무가베가 개표결과를 조작하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창기라이 후보가 60%를 득표,30%에 그친 무가베 대통령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선관위 내부 소식통을 인용, 선관위가 무가베가 52%를 득표한 것으로 개표 조작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당은 야당이 공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승리를 주장하는 것은 혼란과 폭력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라며 강경 대처할 것임을 강조했다.

선거결과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제2의 케냐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제사회도 짐바브웨 선관위에 조속한 선거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AFP가 전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지금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야권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알 자지라는 분석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알려진 창기라이 총재는 전국적인 노동조합을 이끌어온 골수 야권으로 불린다.

벽돌공장 근로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일찌감치 학업을 포기하고 1974년부터 84년까지 서부 마노샨랜드의 니켈 광산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에 눈을 떴다. 짐바브웨 노동총동맹(ZCTU)의 사무총장과 위원장을 거치며 국제적인 노동운동가로 떠올랐다.2003년 무가베가 백인 토지몰수를 골자로 한 국민투표로 승부수를 던지자 개헌반대 투쟁을 이끌어 승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30년 야권생활 끝에 국가를 바꿔보려는 의욕도 무가베의 철권 앞에선 그리 쉽잖아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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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원래 영국 연방 로디지아-니아살랜드를 이루는 남부의 일부분이었다.1980년 총선을 통해 국제승인을 받아 독립, 국명도 아프리카 쇼나어로 ‘돌집’에서 따와 바꿨다. 그러나 아프리카 2위를 기록했던 경제는 2000년 백인들 소유의 농장을 몰수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도입하면서 서방의 봉쇄에 직면, 나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이후 2005년 시장경제 체제로 돌아섰으나 이직도 연간 10만%라는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1170만 인구에 흑인이 98%다.
2008-04-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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