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석유·전기 먹는 하마?지난 4년동안 이라크에서 매일 10만∼30만배럴의 원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돈으로 따지면 500만(약 46억원)∼1500만달러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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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있는 이라크 원유는 미 정부기관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규모가 포착됐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2일 자체 입수한 GAO 보고서 초안을 통해 이라크 석유산업에서 정부 관리들의 부패가 저항세력의 자금원이 되고, 밀수출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먹이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NYT는 이라크 정부가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원유 생산량을 부풀려 계상하거나 무장단체의 파이프라인 공격 등으로 인한 손실이 작용, 사라지는 석유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설비 손실과 통계상 오류 등을 감안해도 사라지는 원유량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라크에서 사라지는 건 원유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 석유산업과 전력 생산을 재건하기 위해 쏟아부은 금액은 51억달러이고, 별도의 이라크 통화로 투자된 돈도 38억달러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목표로 제시한 하루 300만배럴의 원유 생산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붓고 있는 전력 생산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2006년 이라크 전력 생산량은 43억W로 전쟁 이전과 같은 수치다. 올해 예상되는 생산량은 38억W. 바그다드에 하루 평균 5.1시간, 바그다드를 제외한 이라크 전역에 하루 8.6시간을 공급할 수 있는 분량으로 당초 목표인 60억W보다 많이 떨어진다.
미 국무부는 ‘사라지는 석유’의 범인으로 남부 유전지대의 시아파 저항세력을 의심하고 있다. 북부 수니파가 정제된 가솔린을 밀수출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시아파는 원유를 빼돌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도 이라크 재건에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은 ‘원유 빼돌리기’가 사담 후세인 정권의 산물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미 GAO는 보고서에서 이라크 전쟁 발발 전인 2002년에만 시리아로 연결된 파이프라인에서 하루 32만 5000∼48만 배럴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라크내에 뿌리깊은 ‘부패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는 항변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7-05-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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