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가 남의 나라 대선 후보에게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하다 톡톡히 공세를 당하는 처지가 됐다. 그야말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격이다.
하워드 총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의원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고향인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한 출마선언 연설에서 “내년까지 미군은 이라크에서 철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마뜩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 BBC인터넷판은 12일 하워드 총리가 오바마 의원을 직설적으로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총리는 “내가 이라크의 알카에다 조직을 운영하면 달력의 2008년 3월(오바마 의원이 주장한 미군 철수 시점)에다 동그라미를 친 뒤 민주당과 오바마의 승리를 열심히 기도할 것”이라고 한껏 비꼬았다.
그는 또 “그(오바마 의원)는 틀렸다. 이라크를 완전히 파괴하려는 세력들을 오히려 격려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오바마의 승리를 기원할 만도 하다.”고 원색적인 혹평을 추가했다.
이제 막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꿈을 향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오바마 의원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의원은 “하워드가 그리도 (이라크가) 걱정스럽다면 호주군이나 이라크에 더 파병하라.”고 응수했다.
이라크 전쟁을 ‘비극’이라고 표현했던 오바마 의원은 “하워드 총리의 비난이 오히려 내게는 칭찬처럼 들린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맹 세력 중 1명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로 다음날 나를 공격한 것은 (오히려 나를) 우쭐해지게 만든다.”고 하워드 총리를 깎아내렸다.
오바마 의원은 이어 “미군은 14만명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지만 호주군은 1400명이 있다.”면서 “그(하워드 총리)가 이라크를 위한 선의의 전쟁을 할 준비가 됐다면 나는 그에게 호주군 2만명을 추가로 파병할 것을 제안한다.”고 응답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 제안을 실천하지 않으면 공허한 말장난일 것”이라며 논쟁에 쐐기를 박았다.
호주 야당인 노동당은 “총리의 발언은 민주당이 집권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한 행위”라고 공세를 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