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팔 교도소 습격 ‘무리수’ 왜

이, 팔 교도소 습격 ‘무리수’ 왜

박정경 기자
입력 2006-03-16 00:00
수정 200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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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예리코의 팔레스타인 교도소를 기습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해 국제사회 여론이 싸늘하기만 하다. 군사작전의 불법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이스라엘 집권당의 의도가 이번 작전에 개입돼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예리코 교도소에 대한 군사작전이 더 큰 폭력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유럽의회도 이스라엘의 교도소 공격을 불필요하고 불법적인 작전이었다고 맹비난했다. 조지프 보렐 유럽의회 의장은 “이번 군사행동이 이스라엘 안보에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평화를 위한)또 다른 기회가 사라져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영국의 ‘공모의혹’까지 제기, 양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스라엘 무리한 작전이 화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관할 하에 있는 예리코 교도소를 탱크와 불도저를 앞세워 기습공격한 것은 국제적 비난감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지난 2001년 레하밤 지비 이스라엘 관광장관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수감 중이던 아메드 사다트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 사무총장의 신병확보를 위해 이뤄졌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 7일 사다트 등 수감자 5명을 석방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 화근이 됐다.

교도소 피습 직후 KBS 용태영 기자 등 외국인들을 납치한 PFLP가 인질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사다트의 인도를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PFLP는 그러나 납치 하루만에 억류하고 있던 인질들을 모두 석방했다. 당초 납치의 목적이 ‘인질 교환’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불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외국정부와 국제여론의 이목을 끌려는 데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유럽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한 아바스 수반은 “국제감시단이 보안상 이유로 교도소를 철수한 것은 문제”라며 미국과 영국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영국이 교도소 경비인력을 철수시킨 직후 이스라엘군의 기습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 사실상 두 나라가 이스라엘과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총선 앞두고 목소리 높인 강경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작전을 감행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오는 28일 총선을 앞두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이 이끄는 카디마당이 안보문제에서 단호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보수표 이탈을 막기 위해 작전을 밀어붙였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카디마당이 당초 120석 의석 중 40여석을 차지해 무난히 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예상의석이 줄어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문제는 팔레스타인에서도 온건파 아바스 수반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신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이번 행위를 문제삼아 강경입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교도소 공격에 항의해 학교와 상점 문을 닫고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이날 사다트 등 억류 중인 수감자들을 조만간 기소, 정식재판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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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2006-03-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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