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숙박비 438달러(42만원)의 뉴욕 특급호텔 투숙, 출처를 묻지 않는 2000달러짜리 직불카드 사용, 호화 유람선에서 룸서비스 즐기기….
부유층의 여행 일지가 아니다. 지난 주부터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보조금 삭감으로 호텔에서 쫓겨나기 시작(서울신문 2월9일자 10면 보도)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들이 6개월 동안 누려온 호화 생활의 일면이다.
미 회계감사원(GAO)과 국토안보부가 13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850억달러 규모의 카트리나 구호 예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호금을 타낸 250만명 가운데 90만명이 허위로 돈을 타냈다.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한 사례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두번 이상 타낸 경우도 있었고 일부는 하루 300달러가 넘는 호텔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서 호화 생활을 즐겼다.
특히 FEMA는 2억 3600만달러를 들여 6개월간 대형 유람선 3척을 임대, 이재민들로 하여금 하루 투숙에 249달러가 드는 유람선에서 룸서비스 등을 즐기도록 도와줬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카트리나 엄습 때 늑장 대처를 했다는 비난을 산 부시 행정부는 구호 예산을 흥청망청 낭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미 법무부는 감사 결과와 별도로 카트리나와 리타 구호 자금을 유용한 212명을 사기,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니콜 앤드루스 FEMA 대변인은 “당시 우리의 대응은 적절했던 측면이 많다.”며 “직불카드나 유람선 임대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장 효과적인 구호 방안이었고 이는 감사자들도 수긍했다.”고 강변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6-02-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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