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LN은 1일(현지시간) 거점인 남부 치아파스주의 정글을 출발, 멕시코 31개 주와 수도 멕시코시티를 순회하는 6개월간의 장정에 돌입했다.
평화행진 이후 잠잠해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지역에 산재한 지지세력을 규합,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AP통신과 가디언 등은 “남부 치아파스주 라가루차 인디언 마을에 집결한 사파티스타 조직원들이 구닥다리 트럭과 버스에 분승해 첫 목적지인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후반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포스트모던 좌파’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기도 했던 EZLN의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최근 성명에서 “장정의 목적은 반(反)자본주의적이고 좌파적인 투쟁을 위한 전국적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7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할 의도를 갖고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물론 EZLN이 직접 후보자를 낼 것으로 관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선레이스에 돌입한 주류 정치세력과의 연대 여부도 미지수다.
마르코스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도좌파 민주혁명당의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 전 멕시코시티 시장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악당’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현지 전문가도 이날 AP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의 무토지 농민운동 단체인 ‘신 티에라’처럼 독자후보는 내지 않겠지만 선거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형태를 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장정에 대해 특별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마르코스는 이날 그동안 애용하던 말 대신 멕시코 국기를 매단 검정색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당국이 체포하려고 하면 저항하지 말고 도망쳐 주장을 전파하라.”고 지시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