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러,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윤창수 기자
입력 2006-01-02 00:00
수정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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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공사 가즈프롬이 1일부터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 새해 벽두부터 자원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가즈프롬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 공급량을 하루 1억 2000만㎥씩 줄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천연 가스 줄다리기’는 가즈프롬이 현재 1000㎥당 50달러인 가스값을 230달러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4월부터 시장 가격 수준으로 가스 가격을 올리는 데 동의한다면 3월 말까지는 가스값을 동결한다.”는 협상안을 31일 자정까지 받아들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가즈프롬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을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빅로트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 협상에서 1000㎥당 80달러 이상은 올릴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우크라이나 친서방정책으로 관계 악화

1년 전 오렌지 혁명을 통해 권력을 잡은 유시첸코 대통령은 친 서방정책을 펴고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됐다.

가즈프롬은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몰도바, 벨로루시 등 옛 소련 국가에 대해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가스를 제공하면서 자원을 무기로 활용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가스 수요의 3분의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수도인 키예프의 관리는 “산업 분야의 가스 공급은 줄어들겠지만, 겨울을 대비한 보유량이 충분해 국민들의 생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가스 공급 중단 조치와 관련,EU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오는 4일 에너지 장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EU는 가스 수요의 절반을 러시아에 의존하는데 이중 80%가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공급받기 때문이다.

폴란드 “가스관 압력 낮아져”

가즈프름은 이미 이들 유럽 국가에 대해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에서 가스를 빨아들일 수도 있어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게 제한될 것이라고 알렸다. 폴란드 가스 회사 PCNiG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수송되는 가스관의 압력을 낮춘 지 3시간만에 러시아에서 폴란드로 오는 가스관의 압력이 낮아졌다며, 위기감을 표시했다.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국가들은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경고 편지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보냈다.‘믿을 만한 에너지 파트너’임을 내세웠던 러시아는 오는 6월 열리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 의장국의 위상도 위협받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6-01-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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