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6)아리엘 샤론

[올해의 인물](6)아리엘 샤론

이지운 기자
입력 2005-12-09 00:00
수정 200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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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숨’을 가진 정치인.77세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올해 그 끈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과시했다. 동시에 ‘불도저’라는 별명도 또다시 입증해보였다.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38년 만에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라는 미증유의 일을 완수한 것이다.

정적의 도전을 뿌리치고 당권을 지켜내더니 분신과도 같던 집권 리쿠드당을 탈당하고 의회까지 해산시켰다. 이제 신당을 이끌고 내년 3월 조기 총선에 나설 계획이다. 여론조사는 그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


●‘도박’과 도전

올 1월 예루살렘은 ‘가자지구 철수반대’ 시위로 요동쳤다.13만명의 시위대는 연말까지 가자지구 정착촌을 완전 철수시키려는 샤론 총리를 “독재자, 배신자, 거짓말쟁이”라며 성토했다.

2003년 샤론 총리는 일방적으로 정착촌 철수방침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을 끝내자는 구상에서다. 당내 극우세력은 사사건건 샤론 총리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급기야 총리 출신으로 당내 ‘매파’를 대변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은 8월 장관직을 사임, 총리 퇴진운동에 앞장섰다.

결국 매파의 의도대로 5개월여 앞당겨 11월 치러진 당 지도부 개편 대회. 사실상 정치적 ‘탄핵’이었고, 그의 승리 가능성은 낮았다. 샤론 총리는 연설 도중 누군가 마이크 선을 자르는 바람에 발언도 못하고 퇴장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이 즈음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헬기 공습 등 강경책을 사용,52대 48의 신승(辛勝)을 거뒀다.

●의회 해산, 거듭되는 모험

샤론의 위기는 계속됐다. 연정의 한 축인 노동당에서 우군 역할을 해온 시몬 페레스 당수가, 리쿠드당과의 연정 파기를 요구해온 아미르 페레츠 신임 당수에게 밀려났다. 신임 페레츠 당수는 샤론 총리에게 내년 11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연정 탈퇴를 결의했다. 조기 총선에서 승리해도 당내 내분으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이 수월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의회 해산이라는 강공책을 택했다. 이어 ‘중도파 대결집’을 주창하며 신당 창당을 선언한다.

●‘전쟁을 위해 태어난 수류탄’

14살에 대(對)팔레스타인 레지스탕스 활동으로 시작, 총리까지 오른 사람.1953년 요르단 공격,56년 수에즈 위기,67년 6일 전쟁,73년 속죄(욤키푸르) 전쟁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전쟁 영웅. 그러나 ‘전쟁만을 위해 태어난 사람’ ‘수류탄’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적에 무자비했던 지휘관.1982년 레바논 침공 지휘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방조를 책임지고 국방장관을 사퇴했다.

그랬던 그에 대해 아랍세계마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이스라엘 지도자’라 칭했다. 물론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은 군인으로서의 그를 잊지 않고 있다. 내년 1월25일 팔레스타인에서도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 사후 처음 총선이 실시된다. 양측의 선거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까지는 평화협상에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는 요즘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연구하고 있다. 고이즈미가 자신에 앞서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때문이다. 그의 새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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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5-12-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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