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민족주의’ 통치이념 부상

‘유가 민족주의’ 통치이념 부상

오일만 기자
입력 2005-09-30 00:00
수정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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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오일만특파원| 공자(孔子)가 부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지시로 ‘타도해야 할 봉건 잔재 1호’로 지목됐던 공자가 이제는 ‘중화의 스승’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인본(人本)·친민(親民)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후진타오 체제가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의(仁義)정치’를 수용, 새로운 통치 이념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지난 28일 공자 탄신 2556주년은 일종의 신호탄이다.

국제유가연맹과 중화민족문화촉진회, 국가관광국, 산둥(山東)성 정부 주최로 공자의 고향인 산둥성 취푸(曲阜)에서 ‘국제 공자 문화절’이 대대적으로 열렸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자를 기리는 ‘국제 합동 제사’가 열린 것이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사상 처음으로 공자 제사를 4시간 이상 생중계했고 국가 고위급 간부들도 참석했다. 공자 탄신일에 맞춰 중국 전역에서 ‘논어 낭송 경연대회’ 등 각종 전통 유교문화 행사가 열렸다.

중국 지도부는 80년대 말 톈안먼 사태와 동구 사회주의 몰락을 경험하면서 ‘서양 중심의 현대화’에서 벗어나 전통 중화 사상으로 새롭게 중국의 좌표를 설정했다는 분석이다.

취푸 공자연구원 학술연구부 치징장(齊經疆) 부장은 “유가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주류 전통문화는 정치적 응집력과 질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유가문화를 토대로 하는 민족주의는 전환기 중국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90년대 장쩌민(江澤民) 체제는 ‘도덕정치’를 앞세워 토대를 만들었고 2000년대 후진타오 체제는 중화민족 부흥을 외치면서 ‘유가 민족주의’가 전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독경운동(讀經運動·유가 경전읽기 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주의 이념의 퇴조로 통치 이데올로기의 빈곤에 직면한 중국 공산당은 ‘죽었던 공자’ 를 부활시킨 셈이다.

향후 공자 사상을 핵으로 하는 유가 민족주의는 시장주의와 함께 중국식 사회주의를 끌어 갈 쌍두마차가 될 전망이다.

oilman@seoul.co.kr

2005-09-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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