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對中 무기금수 해제 유예

EU, 對中 무기금수 해제 유예

입력 2005-03-23 00:00
수정 2005-03-2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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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미국 의회의 보복조치 압력에 굴복, 당초 올 상반기 해제하기로 했던 대중국 무기금수 조치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입장을 바꿨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하루 전 EU가 ‘현실적 이익’을 고려해 미 국방부 부장관 출신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폴 울포위츠의 세계은행 총재 선임을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뒤끝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지난주 반국가분열법을 통과시킨 중국에 대해 무기 금수를 풀어줄 경우 타이완 침공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EU 회원국이 심하게 동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 타임스는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주 지안프랑코 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을 만나 이같은 영국의 입장 변화를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다. 스트로 장관은 런던에서 20일 “(금수를 풀 경우) 유럽의 보수·진보진영 모두에게 매우 험난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가 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강력한 안보조약을 맺고 있는 독일도 이미 영국쪽 입장에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울포위츠의 세계은행 총재 선임에 대해 “적임이 아니다.”“빈국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를 네오콘 입맛대로 좌우하려 한다.”며 반대해온 입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순번 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 클로드 융커 총리는 회원국에 보낸 서신에서 22일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 안건에 울포위츠 지지 여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가 외롭게 “더 폭넓은 후보 물색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울포위츠는 자격이 있으며, 독일은 그의 선임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EU 집행위원회도 “울포위츠에 적대적인 선입견을 갖지 말고 일단 총재로 취임한 이후 행동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미리 조율을 마친 듯한 느낌마저 준다.

EU가 이렇듯 물러서게 된 배경에는 지난달 부시 대통령 유럽 방문 이후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의 협력 분위기를 깰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에다 프랑스 출신인 파스칼 라미 전 EU 집행위원을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앉히기 위한 ‘협상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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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3-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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