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도덕적 위기 극복” 대학 사상교육 바람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도덕적 위기 극복” 대학 사상교육 바람

입력 2004-10-20 00:00
수정 2004-10-2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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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에 때아닌 이데올로기 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엔 개혁·개방 이래 밀려 들어온 퇴폐적인 서구문화에 청소년들이 오염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가파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민권·민주의식을 높아지면서 자칫 제2의 천안문 사태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언론들은 최근 들어 “지난해 1인당 GDP 1000달러 시대를 맞아 과거 전례가 없는 사상적·도덕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당국은 미래 중국사회를 짊어질 대학생들의 사상 교육에 착수했다. 저우지(周濟) 교육부장은 최근 중국 공산당 및 국무원 주관 좌담회에서 “대학생의 사상과 정치 교육이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저우 부장은 특히 “대학생들의 사상, 문화소양, 건전한 정신에 당과 국가의 명운과 중국식 사회주의의 흥망성쇠, 중화민족의 부흥이 걸려 있다.”며 당의 노선과 정책,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장쩌민(江澤民)의 ‘3개대표론’ 교육 등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정신’ 재창조도 최근 중국 언론들의 단골메뉴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평론에서 “무절제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들이 집단 허무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질타한 뒤 새로운 중국문명의 건설을 역설했다. 올들어 시작된 음란 사이트의 대대적 단속도 청소년 정신문화 건설과 무관치 않다. 이러한 사상교육 강화는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불리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의 통치 색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원 기강확립이 청소년 사상교육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와 동시에 개혁·개방의 전면적 실시를 선언한 후진타오 체제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2004-10-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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