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를 위해 아랍어 통역대학원을 지망한 독실한 신자.’,‘중동 지역과 이슬람 역사에 관심이 많은 만학도.’
주변 사람들은 이라크에서 피랍된 김선일씨를 이렇게 기억했다.그리고 하나같이 ‘조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며 조속한 무사귀환을 바랐다.
故김선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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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선일 씨
1970년 9월생.부산 동래구 용인고와 성심외국어전문대(현 영산대 부산캠퍼스) 영문과를 거쳐 부산 신학대를 94년에 마쳤다.군 생활을 거친 뒤 2000년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아랍어과에 편입해 지난해 2월 졸업했으며,4개월 만에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군 군납업체에서 통역업무를 맡게 됐다.
김씨와 함께 외대를 다닌 이상훈(27)씨는 21일 “선일씨가 선교를 위해 아랍어과 편입을 선택했다.”면서 “졸업 이후 아랍어 통역대학원 진학을 꿈꾸었고,한차례 응시했다가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다른 친구들은 “형편이 어려워 전도사 친구의 자취방에서 거의 얹혀 살다시피 했다.”면서 “도서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일이 많았다.”고 전했다.이들은 대학원 진학 공부와 학비 마련,전공에 대한 열의로 김씨가 선뜻 이라크행을 택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김씨는 대학에 다니면서 용돈과 학비를 벌기 위해 학원 영어강사나 중·고생 개인교습 등을 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술·담배를 못하는 그이지만,편입 생활과 전공 공부에 적응하기 위해 학과 술자리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김씨를 가르친 한국외대 아랍어과 손주영 교수는 “나이가 많은 편입생이었다.”면서 “무척 열심히 공부했으며,성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김씨를 기억하는 교수들은 이날 오전 소식을 접하고 서로 전화를 걸며 걱정을 나눴다고 했다.지난 4월 이라크민병대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구촌나눔운동본부 한재광 부장은 “이라크 현지 한인교회에서 김씨와 몇 차례 만나 함께 예배도 드리고 식사도 했다.”면서 “신앙심이 깊고 얌전한 신자”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4-06-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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