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 제공
윤공주는 안주하지 않는다. 이름처럼, 누구보다도 공주같은 외모와 목소리를 가졌음에도 그녀는 그것을 깨부수는 것을 즐긴다. 화려한 드레스보다 누더기를 걸치고 무대를 누빈다.

대학생 시절부터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선 윤공주는 그녀의 통통 튀는 이미지에 맞는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며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거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맨발의 집시로(‘노트르담 드 파리’ 에스메랄다 역), 일제강점기의 투사로(‘아리랑’ 방수국 역), 프랑스의 혁명가로(‘마리 앙투아네트’ 마그리드 역)… 매번 자신의 한계를 깨는 작품에 도전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윤공주는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그들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표현해냈다. 매작품마다 그녀에게 “인생캐릭터”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쯤되면 뮤지컬계의 ‘믿보윤(믿고 보는 윤공주)’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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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다’를 통해 윤공주는 또 한 번 자신을 넘어섰다. ‘아이다’는 이집트의 노예로 잡힌 누비아 공주 아이다와 철모르는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 그리고 암네리스의 약혼자인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얽힌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

노예가 돼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아이다는 윤공주를 만나 더 강인해졌다. 나라를 지키려는 공주로서의 책임과 자신을 포로로 삼은 장군과의 사랑 사이에서 아이다 윤공주의 갈등은 처절했다.

가녀린 몸으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는 그녀는 단순히 춤과 노래를 완벽히 소화하는 뮤지컬배우를 넘어 진짜 ‘배우’가 됐다. 그녀는 ‘진짜’ 아이다였고 무대에서 진심으로 울부짖었다.

아이다로 한 단계 더 도약한 윤공주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며 자신의 인생캐릭터를 경신해나갈 것이다. 윤공주의 다음 작품이 늘 기대되는 이유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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