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해피 뉴 이어’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인연을 만들어 간다. 호텔리어 소진(사진·한지민)을 비롯해 40년 만에 재회한 캐서린(이혜영)과 상규(정진영), 공무원시험 불합격에 좌절한 재용(강하늘),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호텔 대표 용진(이동욱) 등의 로맨스를 다뤘다.<br>CJ ENM 제공
코로나19 시대 휴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호캉스’가 각광받듯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장소로 호텔만 한 곳이 없다. 하지만 연인 없이 홀로 투숙하며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아쉬움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클래식’ 곽재용 감독의 로맨스 영화

29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 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 등 명작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로맨스물이라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로 관심이 쏠렸다.

호텔 ‘엠로스’의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 동안 밴드 활동을 같이한 승효(김영광)를 짝사랑해 왔지만 고백도 하지 못했다. 승효는 소진의 속도 모르고 영주(고성희)와 엠로스에서 결혼하겠다며 소진에게 축가를 부탁한다. 소진의 10대 남동생 세직(조준영)도 같은 학교 아영(원지안)을 짝사랑하지만 속마음을 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인연을 만들어 간다.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을 비롯해 40년 만에 재회한 캐서린(이혜영)과 상규(정진영), 공무원시험 불합격에 좌절한 재용(강하늘), 하우스키퍼 이영(사진 왼쪽·원진아)과 호텔 대표 용진(사진 오른쪽·이동욱) 등의 로맨스를 다뤘다.<br>CJ ENM 제공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인연을 만들어 간다.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을 비롯해 40년 만에 재회한 캐서린(이혜영)과 상규(정진영), 공무원시험 불합격에 좌절한 재용(사진·강하늘),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호텔 대표 용진(이동욱) 등의 로맨스를 다뤘다.<br>CJ ENM 제공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인연을 만들어 간다.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을 비롯해 40년 만에 재회한 캐서린(사진 왼쪽·이혜영)과 상규(사진 오른쪽·정진영), 공무원시험 불합격에 좌절한 재용(강하늘),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호텔 대표 용진(이동욱) 등의 로맨스를 다뤘다.<br>CJ ENM 제공
●호텔 엠로스 배경의 동화 같은 사랑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숫자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엠로스 대표 용진(이동욱)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우연히 만나 서서히 호감을 쌓지만,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공무원시험에 떨어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러 호텔에 투숙한 재용(강하늘)은 자신의 모닝콜을 맡게 된 호텔리어 수연(임윤아) 덕에 점차 웃음을 되찾는다. 이 밖에 4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캐서린(이혜영)과 도어맨 상규(정진영), 가수 이강(서강준)과 매니저 상훈(이광수), 매주 호텔에서 맞선을 보고 퇴짜를 맞는 진호(이진욱) 등 주연 14명이 보여 주는 삶과 사랑 이야기가 예쁜 동화처럼 펼쳐진다.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은 사랑하는 사람

주인공들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14인 14색 로맨스가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지는 영화는 삶의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은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이라는 평범한 메시지를 전한다. 언뜻 보면 따스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 ‘러브 액츄얼리’(2003)를 연상케 한다. 불륜이나 악역 없이 평범한 캐릭터를 대체로 안전하게 연기하는데 중년 로맨스를 선보인 정진영과 이혜영의 무게감이 돋보이며,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한지민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 준다.

●극적 전개 없는 단순한 서사 아쉬워

하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 연상되듯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 입장에선 극적 전개가 없는 단순한 서사가 진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로맨스를 138분이란 한정된 상영시간에 넣으려다 보니 깊이도 다소 아쉽다. 곽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로맨스 영화는 식상한 면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사람들이 항상 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있다”며 “영화로나마 코로나 이전 연말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연말의 울적함을 달래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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