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후 방치…보상도 안해” vs “본인이 괜찮다고 해…이후 병원비 지급”

김우빈 주연의 영화 ‘기술자들’ 촬영 도중 벌어진 보조 출연자의 사고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사고 피해자는 제작진이 사고 직후 자신을 방치하고 제대로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화 제작사 측은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9일 영화계에 따르면 작년 4월 19일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영화 속 클럽 장면을 촬영하던 중 춤을 추는 무대의 유리 바닥이 갑자기 깨지면서 무대 위에 있던 배우 고창석씨와 보조출연자 3명이 바닥에 넘어져 다쳤다.

당시 사고로 다친 조모 씨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고 당시) 제게 병원행을 권유한 분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눈앞에서 외상으로 심하게 다리가 찢어져서 피가 철철 나는 분만 병원으로 갔다”고 말했다.

조씨는 “처음에 심리적인 압박을 너무 받았고 너무 큰 병원에 가지 못하고 개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아무리 해도 나아지지 않고 잘 걷지도 못해서 대학병원에서 MRI 촬영을 한 결과 발목인대 파열과 거골 골연골 손상으로 24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550만원의 치료비가 들었는데 영화사는 처음에 개인병원에서 진단받은 영수증만 임의로 계산해서 38만6천원을 입금해줬다”면서 “이후 더는 요구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을 계기로 부당한 대우와 노예 취급을 받으며 꿈을 키워가는 보조 출연자의 피와 땀이 조명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제작사인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담당 PD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반면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측은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조씨의 주장은 대부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육경삼 프로듀서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불의의 사고가 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우리가 초기 대응을 하지 않았거나 병원에 가지 못하게 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육 PD는 “사고 직후 (조씨의) 외관상 상처는 발목이 살짝 긁힌 것 말고는 없었고, 병원에 가자고 했는데 그분(조씨)이 괜찮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씨는 단역배우가 아니라 제작진 중 한 명의 지인으로 이날 용돈 벌이 삼아 나온 건데 차후 연기 활동에 불이익이 당할까 봐 아픈데 말을 못 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육 PD는 “밤 촬영은 낮 촬영과 상관이 없어서 본인이 원하면 집에 갔어도 됐는데 본인이 안 가고 촬영했다”며 “이후에 연락이 와서 아프다고 해 병원 영수증을 주면 나중에 치료비를 주겠다고 하고 병원비 영수증과 병원에 오간 택시비 영수증도 처리해줬다”고 설명했다.

육 PD는 “이후 수천만원에 합의해줄 것을 요청해 그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갑의 횡포’로 모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고 변호사와 상의해 이후 대처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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