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용수철 개혁과 서울시 3% 퇴출제/최병대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열린세상] 용수철 개혁과 서울시 3% 퇴출제/최병대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입력 2007-04-02 00:00
수정 200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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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철은 평상시에는 본래 모습으로 있다가 힘이 가해지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 힘이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본래의 모습으로 회귀한다. 우리의 공직사회를 지칭할 때 자주 용수철이론에 적용시켜 보곤 한다.

중앙정부이건 지방정부이건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개혁이다, 혁신이다 하며 요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이란 미명하에 각종 제도와 위원회를 양산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정권말기에는 하나같이 시작할 때의 그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국민들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노 대통령은 이전의 어느 대통령보다도 정부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혁신관련 회의나 행사에는 만사를 제쳐두고 참석하여 혁신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혁신의지가 체감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참여정부 혁신의 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오영교 동국대총장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사람에 의한 개혁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개혁체제를 구축하여 좋은 평가를 받은 공로가 인정되어 청와대 정부혁신특보와 행자부장관으로 발탁되었다.

작년에 공기업옴부즈맨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KOTRA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혁신적이며 역동적인 모습은 별로 체감되지 않았다. 이즈음 KOTRA는 공기업평가 때 고객만족도조사결과를 실제보다 부풀려 이미 지급받은 성과급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오영교 사장 재직시에 혁신의 선도기관으로 칭송받던 기관이 비판의 대상으로 추락한 데에는 공공기관이 조금이라도 혁신에 대한 틈새를 보이면 용수철과 같은 회귀본능이 발동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별로 다르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요란스럽게 새로운 구호와 정책들이 쏟아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이후 줄곧 서울을 세계 10위권의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창의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시정’을 표방했다. 최근에는 부서마다 획일적으로 3%의 무능·불성실 공무원을 ‘현장시정추진단’에 편입시켜 철밥통 공무원의 퇴출을 유도한다고 하여 서울시가 소란스럽다.

열심히 일하며 창의적인 공무원을 우대하고 무능하고 나태한 공무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퇴출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조직 안팎으로부터 공감을 얻어야 한다. 우선 획일적으로 3%의 공무원을 부서별로 일시에 차출하려는 방법의 부적절성이다. 만약 공직사회에서 생산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장애요소가 된다면 3%가 아니라 30%라도 퇴출시켜야 한다. 부서별로 일시에, 일률적으로 3%라는 방식은 공감하기 어렵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누적된 자료를 토대로 무사안일한 공무원이 더 이상 머무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일시에 획일적인 3% 방식을 적용하여 인사교류 대상자에게 1∼5순위 희망부서를 신청하도록 하고, 선택받지 못하면 퇴출 대상자로 전락시킬 경우, 최대의 피해자는 정년을 목전에 둔 자, 동료애의 발로가 어려운 전산직 같은 소수직렬이나 힘없는 기능직으로 쏠릴 것은 불문가지이다.‘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냉소주의가 만연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원점에서 제도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 지혜를 모으고 용수철 같은 개혁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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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대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2007-04-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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