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북한 빨치산/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한 빨치산/박홍환 논설위원

박홍환 기자
입력 2022-04-26 22:24
업데이트 2022-04-27 03: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유격전을 수행하는 비정규군의 별칭인 빨치산은 프랑스어의 파르티(parti)에서 유래한 말이다. 같은 목적을 가진 당원이나 동료들이라는 뜻으로 그런 사람들이 모여 적 배후에서 지형에 밝은 대원들을 활용해 주민들의 협조를 받아 가며 적을 기습해 사기를 꺾는 소규모 전투에 특화된 부대라고도 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는 스페인 내전 당시 파시스트 프랑코 정권에 저항하는 공화군의 빨치산 활동이 상세히 그려져 있다.

우리 역사에서도 빨치산은 그 명암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원대로라면 일제 침탈에 맞섰던 항일 의병도 빨치산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정규군이 아니면서도 배후에서 혁혁한 전투 성과를 올렸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6·25전쟁 당시 지리산 등에서 게릴라전을 펼친 남로당 박헌영 일파의 조선인민의용군이 우리가 아는 빨치산 역사의 대부분이다.

그제 밤 평양에서는 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을 기념하는 심야 열병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 25일 인민유격대, 이른바 항일 빨치산인 조선인민혁명군을 결성한 것을 자축하는 의미다.

이날 열병식에는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남측을 겨냥한 전술유도무기까지 종류별 핵투발 수단이 총동원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핵무력의 기본 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며 핵 사용 조건을 더욱 확장시켰다.

김일성은 10대 중학생 신분으로 현재의 중국 지린성에서 조선청년학생동맹을 결성하고, 20대 때는 지린성 카룬에서 주체사상을 집대성했으며, 이후 항일 무장투쟁 전선에 뛰어들어 동북항일연군과 조선인민혁명군을 이끌었다고 김 주석 일대기인 ‘세기와 더불어’에 기록돼 있다. 손자인 김 위원장이 남측을 향해 핵 위협을 가하는 현실을 김 주석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박홍환 논설위원
2022-04-27 31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