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진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찾으려면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진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찾으려면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15-04-25 00:34
수정 2015-04-25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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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편집국 부국장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
교육감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성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이제 허울뿐인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아닌 교육과정과 정책에서 실질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그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직선제가 훼손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나 전교조는 직선제 폐지에 반대한다. 하지만 어떤 식이든 제도 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주민 직선제는 헌법상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과거 교육감은 1991년까지 대통령 임명, 이후 2006년까지는 교육위원회 또는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선출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비판에 따라 2007년부터 주민 직선제로 전환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모든 제도가 그렇지만 직선제 또한 문제점이 있다. 무엇보다 고비용 저효율의 선거 방식이다. 정당 개입이 봉쇄되면서 후보자가 전적으로 선거의 모든 것을 챙겨야 한다. 광역단체장 후보와 달리 선거공보물 작성에서부터 홍보 등 선거유세에 이르기까지 후보자가 다 챙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 법정 선거비용도 단체장 후보에 비해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재력가 출신의 후보자가 아니라면 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서 선거전을 치른다. 이 과정에서 조직을 거느린 주변 사람들의 유혹도 뿌리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는 당선 이후 ‘부채’가 되면서 정실인사 시비나 유착비리의 연결 고리로 작동할 수 있다. 당선이라도 하면 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낙선한다면 거지가 되기 십상이다.

직선제로 뽑은 전국 교육감 3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퇴진했다. 서울의 공정택·곽노현 전 교육감과 충남의 오제직 전 교육감이다. 그리고 조 서울교육감은 퇴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이해를 달리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교육감 선거는 형식적으로는 정당 배제였으나 실제로는 정당 주도 선거나 다름없었다. 여당과 야당이 내세운 전문 선거운동가가 있고, 여기에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도 가세했다. 현실이 이렇다면 선거 과정에서의 정당 배제가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선거는 그 자체가 정치 행위다.

이런 점에서 러닝메이트제, 공동등록 등 몇 가지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러닝메이트와 공동등록은 직선제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되 단체장과 교육감을 한 묶음으로 내세워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자는 개념이다.

두 개념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러닝메이트는 선거운동을 함께 하는 방식이고, 공동등록은 정당을 내세우되 선거운동은 각자 하는 방식이다. 러닝메이트제가 선거 과정에서 정당의 기능을 활용해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라면, 공동등록은 정당 개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대안들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이 존중될 정도의 선진적인 정치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고민들이다. 최선이 아니지만 차선이라도 도입하려는 고민의 산물들이다.

헌법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선언한 것은 선거 과정에서의 정치적 중립성보다 실제 교육 과정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노동자의 권리나 사용자의 권리가 사회교과 영역에서 정권의 이념에 따라 어느 한쪽만 퇴색되거나 부각된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정권의 이념에 따라 학교 유형을 바꾸거나, 교육과정을 고치려 한다면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국가교육위원회나 지방교육위원회 등 대통령이나 교육부 장관의 교체와 관계없이 교육의 장기 비전을 그릴 상설기구를 두는 것도 또 다른 정치적 중립성 강화 방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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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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