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농장을 함께 방문한 일행 두 분은 어릴 적 경험 덕분인지 농사일이 제법 익숙해 보였다. 급히 털어 내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쏟아낼 지경인 참깨를 정성껏 쓸어 담고, 지주대도 곧잘 뽑아 내며 밭일의 뒷정리를 척척 해냈다.
평생 한두 번 모 심고 벼 벤 게 전부인데 뒤늦게 가을걷이를 경험한 주말이었다. 비록 깻잎 몇 단 정리한 수준이었지만 농사일의 어려움을 실감할 수는 있었다. 그새 농장주는 참깨대를 베어 낸 자리에 배추 모종을 하나씩 하나씩 심는다. 김장용이라고 했다. 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농부는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2023-09-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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