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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피날레/진경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피날레/진경호 수석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진경호 기자
입력 2022-03-29 20:34
업데이트 2022-03-3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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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길섶에서
세기의 배우 알랭 들롱이 스위스에서 92년의 생을 스스로 거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4년 전엔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이 104년의 삶을 스스로 거뒀다. 다량의 신경안정제가 온몸의 혈관으로 퍼져 나가는 동안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평생을 산과 들로 내달리다 나이 90을 넘겨 운전면허 말소로 발이 묶이고 병을 얻어 쇠약해진 그는 생의 마지막 10년여를 ‘살아내야 했다’고 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이제 삶을 마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였다.

내 삶은 나의 것이다. 삶을 일구고 가꾸는 건 오롯이 내 몫이다. 그럼 죽음은 누구의 것인가. 삶의 시작이 그러했듯 그 끝 또한 내 뜻 밖의 일인가. 삶을 거두는 건 오로지 신의 영역인가. 100세 시대. 안락사가 다시 입길에 오른다. 그러나 이 생이 소풍이었기는 시인 천상병만이 아닐 터. 이 세상 아름다웠노라 하늘에 전하려면 생의 마지막장은 그냥 ‘살아낼’ 일이 아니겠다. 마침표보다 피날레가 먼저다.

진경호 수석논설위원
2022-03-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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