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을 먹은 지 두 시간밖에 안 됐는데 슬슬 식욕이 솟는다. 범인은 TV다. 복스럽게 생긴 개그우먼이 푹 삶은 돼지 수육을 배추에 싸 한입에 넣고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세상을 모두 얻은 듯한 표정이다.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되지.’ 채널을 돌리자 이번엔 먹방 스타들의 경연이 펼쳐진다. 별다른 식재료도 없이 뚝딱 해낸 음식이 저렇게 먹음직스러울 수 있다니. 이쯤 되면 어쩔 수 없다. “여보 떡볶이라도 해 먹읍시다.”
종종 되풀이되는 저녁 때 집 풍경이다. 한때 재밌게 보던 ‘먹방’이 점점 미워진다. 두꺼워지는 뱃살 때문이다. 저녁 시간, 특히 늦은 밤 TV에 웬 먹방 프로가 이리 많이 나올까. 채널을 돌리며 거쳐야 하는 홈쇼핑 채널까지 먹거리 천지다. 각양각색의 음식과 출연자들의 입이 줌업되면서 오감을 자극한다.
먹방을 원망하는 이가 나뿐만은 아닌 모양이다. 건강보험공단이 얼마 전 보험가입자 1991명을 설문조사했더니 61%가 먹방이 비만 유발을 조장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과도한 포식 영상이 불필요한 허기나 식욕을 촉진한다는 이유다. 응답자의 절반은 먹방 규제가 필요하다고까지 했다. 서너 살 아이도 아니고, 먹는 욕구까지 규제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다니. 인간의 자제력이란 게 참 미약하다.
sdragon@seoul.co.kr
종종 되풀이되는 저녁 때 집 풍경이다. 한때 재밌게 보던 ‘먹방’이 점점 미워진다. 두꺼워지는 뱃살 때문이다. 저녁 시간, 특히 늦은 밤 TV에 웬 먹방 프로가 이리 많이 나올까. 채널을 돌리며 거쳐야 하는 홈쇼핑 채널까지 먹거리 천지다. 각양각색의 음식과 출연자들의 입이 줌업되면서 오감을 자극한다.
먹방을 원망하는 이가 나뿐만은 아닌 모양이다. 건강보험공단이 얼마 전 보험가입자 1991명을 설문조사했더니 61%가 먹방이 비만 유발을 조장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과도한 포식 영상이 불필요한 허기나 식욕을 촉진한다는 이유다. 응답자의 절반은 먹방 규제가 필요하다고까지 했다. 서너 살 아이도 아니고, 먹는 욕구까지 규제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다니. 인간의 자제력이란 게 참 미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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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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