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수상 스쿠터와 자유/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수상 스쿠터와 자유/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여름 물살을 가르며 바다를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수상 스쿠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하지만 스쿠터에는 자유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공화국 탈출’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언론인 선배가 분단 시절 동독인들이 기구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해 서독으로 탈출한 사례를 모아 펴낸 책이다. 모터썰매를 만들며 살아가던 동독 청년 번트 뵈트거는 수상도구를 이용해 동독을 탈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자전거용 소형 엔진에 스크루를 매달고, 엔진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소음저감장치도 개발했다. 수상구조요원 자격증을 따고 해안에 대한 지형도 익혔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1968년 9월 8일 밤 스쿠터로 20여 해리를 4시간 남짓 달려 서독 경비정에 발견됐다. 그의 기발한 탈출 방법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스쿠터는 당연히 상품화돼 그를 돈방석에 앉게 했다. 이에 반해 북한 주민들은 요즘도 식량난에다 중국을 통한 필사의 탈북행렬에 나서고 있다. 44년 전의 수상 스쿠터 탈출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2-08-20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