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일일삼성/최용규 논설위원

[길섶에서] 일일삼성/최용규 논설위원

입력 2012-05-31 00:00
수정 2012-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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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우고 싶은 게 나만의 욕망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전화 기록을 통째로 지우는 게 습관이 되다시피 했다. 깨끗한 액정화면을 보면서 좋은 말과 달콤한 소식이 전해지길 꿈꾼다. 그러나 이런 바람이 채워진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반성을 잊은 채 허겁지겁 사는 삶에 그런 희망은 헛된 욕심인 것을. 시인의 고백이 비수처럼 꽂힌다. ‘미워하는 마음은 많았으나 사랑하는 마음은 갈수록 작아지고/ 분노하는 말들은 많았지만 이해하는 말들은 줄어들었다/ 소중히 여겨야 할 가까운 사람들을 오히려 미워하며/ 모르게 거칠어지는 내 언어만큼 거칠어져 있는 마음이 (김남주 ‘오늘하루’ 중에서)

헤르만 헤세는 ‘반성의 시’에서 어떤 그림자도 침상에 가져 가는 일 없이 마음속 모든 근심을 제거해 버리라고 했다. 영혼의 평안과 밝은 마음으로 새날을 맞기 위해. ‘어떤 일을 하면서 진실한 마음으로 했나. 벗에게 믿음성 있게 했나. 배운 것을 실천했나.’ 증자는 날마다 이 세 가지를 반성한다고 했다. 하물며 필부에게 있어서야….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2012-05-3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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