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등산을 마치고 동네 목욕탕에서 단골 이발사에게 머리를 맡겼다. 조금 뒤 다른 손님이 와 몇 분이나 기다려야 하냐고 묻는다. 괜히 미안하다. 간발의 차인데. 이발사는 20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즐겁게 대답한다. 두 시간 이상 쉬다가 손님이 연달아 들어왔다며 싱글벙글 콧노래까지 부른다.
아뿔싸! 기다리겠다던 손님이 바빠서 그냥 가겠다며 탕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발사의 표정이 굳어진다. 험한 말이 튀어나온다. “뭐 저런 사람이 있어. 그새를 못 참나. 저렇게 참을성이 없어 뭘 해먹겠어. 기분 나쁘네.” 한참 험담을 퍼붓는다. 부지런히 가위질을 하면서도 영 힘이 빠져 보인다.
가끔 허풍을 떨긴 하지만 얼굴이 곱고 늘 웃는 모습인 64세의 이발사에게 애환을 물었다. 술술 나온다. “평생 이발만 했는데 손님들 비위 맞추는 게 너무 어렵다. 잘 깎지 못했다며 욕지거리에 폭력까지 행사한다.”고 푸념한다. 2~3년 뒤면 은퇴해 고향으로 내려가 여행하면서 편히 살겠다고 덧붙인다. 직업마다 애환도 가지가지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아뿔싸! 기다리겠다던 손님이 바빠서 그냥 가겠다며 탕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발사의 표정이 굳어진다. 험한 말이 튀어나온다. “뭐 저런 사람이 있어. 그새를 못 참나. 저렇게 참을성이 없어 뭘 해먹겠어. 기분 나쁘네.” 한참 험담을 퍼붓는다. 부지런히 가위질을 하면서도 영 힘이 빠져 보인다.
가끔 허풍을 떨긴 하지만 얼굴이 곱고 늘 웃는 모습인 64세의 이발사에게 애환을 물었다. 술술 나온다. “평생 이발만 했는데 손님들 비위 맞추는 게 너무 어렵다. 잘 깎지 못했다며 욕지거리에 폭력까지 행사한다.”고 푸념한다. 2~3년 뒤면 은퇴해 고향으로 내려가 여행하면서 편히 살겠다고 덧붙인다. 직업마다 애환도 가지가지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09-1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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