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삶의 무게/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삶의 무게/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09-08-18 00:00
수정 2009-08-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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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빌딩 앞마당에 거무튀튀한 철제구조물이 놓여 있다. 실물크기의 닻이다. 높이 6m, 폭 3m를 넘는 거물(巨物)이다. 32만t급 유조선이 정박할 때 사용하는 닻과 동일 크기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무게다. 실물의 중량이 무려 2만 4500㎏이란다. 거대한 유조선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닻의 무게감이 실감난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돈을 빌려주는 대신 ‘1파운드의 살덩이(a pounds of flesh)’를 요구한다. 영화 ‘세븐 파운드’에서 주인공 윌 스미스는 7개의 장기(臟器)를 남기고 자살한다. 세븐 파운드는 7개의 살덩어리를 말한다. 1파운드는 계량이 불가능한 생명을 뜻하지만, 속세의 무게로는 453g에 불과하다.

어느 여가수는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노래했다. 골프 초심자는 힘을 빼고 채의 무게를 느끼라고 배운다. 낚시의 손맛도 같은 이치이리라. 삶의 무게를 가늠해 본다. 인생이라는 긴 항해에서 나를 머무르게 하는 닻의 실체는 무엇일까. 무게는 또 얼마나 될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9-08-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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