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추경·연금은 시늉만… 감세 경쟁엔 ‘장군 멍군’인가

[사설] 여야, 추경·연금은 시늉만… 감세 경쟁엔 ‘장군 멍군’인가

입력 2025-03-11 20:10
수정 2025-03-1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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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국정협의체, 처리 의지 없어
재정건전성 방안 내고 감세 경쟁하길

더불어민주당 전진숙(왼쪽부터)·박홍배·김문수 의원이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파면을 촉구하고 삭발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진숙(왼쪽부터)·박홍배·김문수 의원이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파면을 촉구하고 삭발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여야가 여론몰이에 사생결단을 하듯 매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어제 윤 대통령 조기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까지 했다.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의 야당 의원들은 경복궁 옆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 몇몇 의원은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에는 민생 현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반도체산업특별법을 내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패스트트랙은 소관 상임위원회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등 최장 330일이 걸리는 사실상의 지연 전략이다. 업계의 숙원 사항인 주52시간 예외는 빠졌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여야 모두 할 뜻이 없다.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올리는 데 여야 의견이 같다. 그제 열린 여야 국정협의회에서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4%, 국민의힘은 43%를 주장했다. 1% 포인트 때문에 개혁을 못 하는 게 아니라 개혁을 하지 않을 핑곗거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국민 눈에는 보인다. 내수 침체와 그에 따른 자영업 붕괴로 한시가 급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도 아무런 의지가 없다. 이제야 실무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놀랍게도 감세만은 여야가 한뜻이다. 장군 멍군 하며 감세안은 이 와중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놓는다. 상속세 공제한도를 올리자는 민주당 안에 국민의힘은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포함한 개편안을 냈다. “이번에 처리하자”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어제는 “빨리 하자”고까지 했다. 합의 가능성이 높아 상속세법은 패스트트랙에 넣지 않겠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근로소득세를 물가 상승에 연동시키는 방안, 국민의힘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도 검토 중이다. 경제·민생 현안들은 뒷전이면서 조기 대선용 중산층 표심잡기 감세 정책만은 여야가 ‘묻고 더블로’를 외치고 있다.

상속세법이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측면은 있다. 근로소득세도 과세표준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오르니 자연스럽게 세금을 더 내게 된다.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지만 조기 대선을 의식해 감세안을 마구 던지면 재정건전성은 어떻게 되나. 조세정책은 재정건전성과 공정성, 형평성이 두루 균형 있게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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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고물가로 경제위기가 길어져 당장 재정 지출을 더 확대할 필요성이 커진 현실이다.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3년 연속 세수펑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감세와 증세의 종합적 로드맵을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고민하길 바란다.
2025-03-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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