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진정 때까지 집회 중단 그리 어렵나

[사설] 코로나19 진정 때까지 집회 중단 그리 어렵나

입력 2020-10-05 17:34
수정 2020-10-06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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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봉쇄에 한글날 집회 예고
원천봉쇄한 ‘차벽 설치’ 위헌 논란

보수단체가 개최하려던 ‘개천절 집회’가 원천 차단으로 무산된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들이 오는 9일 한글날 집회를 또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5일까지 모두 52건의 10인 이상 집회가 신고됐다.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해 원천 차단 등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하니, 광화문 ‘차벽봉쇄’가 또 등장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명박산성’으로 비판받았던 차벽봉쇄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등장해 ‘재인산성’이라고 비판받는다.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에 대한 진영 간 뜨거운 논쟁도 진행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등은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하지만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권리와 건강권 및 생명권 또한 그 어떤 기본권 못지않게 소중하다. 두 기본권이 상충한다면 사회는 양자택일이 불가피하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2011년 차벽 설치에 대해 ‘급박하고 명백하며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규정한 만큼 차벽봉쇄의 정당성은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 또 법원서 집회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만큼 경찰의 원천봉쇄가 과연 바람직했는가는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날 집회는 자제돼야 한다. 귀성과 여행을 자제했다고 해도 추석 연휴의 여파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여부는 다음주쯤 확실히 드러날 것이다. 최근 며칠 코로나19 일일 감염 추세가 두 자릿수로 진정되는 듯 보이지만 방역 당국이 오는 11일까지 추석특별방역조치를 취하며 경계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방역 당국이 심각하게 경계하는 까닭은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나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탓이다. 경기도 포천의 군부대에서 그제 1대 소대 병력에 해당하는 36명이 한순간에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휴가, 외출, 외박 등이 금지된 상황에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병영 내에 퍼졌는지 아직 감염 경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안보 누수’를 걱정할 만한 추가적인 대규모 확산도 고려해야 한다.

집회·시위의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호밀착하고 구호를 제창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 공권력과의 마찰 및 몸싸움도 감염에 노출되는 기회가 된다. 마스크를 쓰더라도 100% 완벽한 방역이란 불가능하다. 공동체의 건강과 생명, 재산권을 존중한다면 최소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진정돼 방역 1단계로 완화되는 상황까지 집회 개최를 자제해야 한다. 언택트 시대, 온라인 시대에 굳이 장외집회를 고집할 명분도 약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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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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