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감세 빼면 알맹이 없는 장밋빛 경제정책 방향

[사설] 기업 감세 빼면 알맹이 없는 장밋빛 경제정책 방향

입력 2019-07-03 22:42
수정 2019-07-0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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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감세라면 기업투자 난망… ‘데이터3법’ 개정 위해 설득해야

정부가 어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그동안의 증세 기조를 바꿨다. 대기업이 1년간 생산성 향상 시설에 투자한 금액의 2%를 세금에서 깎아 주고, 자산취득 초기에 감가상각을 높여 세금을 덜 내도록 한 조치도 6개월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세법을 개정해 지난해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고 추가 증세도 거론했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은 1년짜리 세금 혜택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했다.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면 기업은 더욱 투자하지 않는다.

이번 대책 발표에서도 혁신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승차공유, 원격의료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한 큰 틀의 규제완화는 없었다. ‘미래 신산업의 쌀’로 불리는 데이터를 다루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데이터3법’의 개정안도 변화가 없다. 개인정보를 가공해 만들어지는 빅데이터는 의료, 금융, 유통, 통신 등 모든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을 만나 정부가 중재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의 기조 변화가 반갑지만, 이것만으로는 하반기 경제 활력을 장담할 수 없다. 수도권에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등이 가능한 시설 건립 추진 또한 지난달 서울시가 잠실 일대에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의 재탕·삼탕에 가깝다. 특히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 공제율은 2003년 2월부터 2017년 말까지 3%였다가 지난해 1%로 줄였던 제도다. 그러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련 세율을 2%로 높였다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민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라고 밝힌 점은 다소 민망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말 전망한 2.6~2.7%에서 2.4~2.5%로 낮추고, 설비투자는 1.0% 증가에서 4.0% 감소로 수정한 것은 경제 현실을 반영했다지만, 1분기 0.4% 역성장과 6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고려하면 여전히 장밋빛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외교에서 경제 분야로 비화한 한일 갈등 심화 등으로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정부의 현실 인식은 선제적이지 못하고 대책은 혁신적이지도 않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어제 한국이 장기·구조적 저성장세를 벗어나려면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육성’(49.8%), ‘고용·노동시장 개혁’(36.8%) 등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당근의 숫자와 질을 더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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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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