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액 체납 재벌 처벌할 법적 근거 만들어야

[사설] 고액 체납 재벌 처벌할 법적 근거 만들어야

입력 2016-03-31 18:06
수정 2016-03-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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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출국 금지를 풀어 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그제 패소했다. 그가 출국 금지당한 이유는 바로 700억원대 세금을 내지 않아서다. 그런데 국민의 의무는 나 몰라라하고 무슨 염치로 해외에 나갈 권리를 찾겠다며 소송까지 벌이는지 참으로 뻔뻔하기 짝이 없다. 소송할 돈이 있으면 체납된 세금의 일부라도 갚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재산이 없다는 그는 고급 빌라 두 채를 터서 만든 집에 살고 있다. 출국 금지 전까지 미국 등 56차례에 걸쳐 503일 동안 해외에 머물렀다. 어디 그뿐인가.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역시 호화생활을 하면서 세금을 안 낸 악성 체납자들이다. 이들의 체납액은 2252억여원과 1073억여원에 이른다. 2013년 서울시가 최씨의 체납된 지방세를 징수하기 위해 가택을 수색했을 때의 일은 지금도 생생하다. 시가 17억원의 호화 저택 금고 속에서 현금 다발과 시가 1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등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일반 서민들은 그들이 결코 몰락한 재벌이 아니라는 점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어딘가에 재산을 빼돌려 놓지 않으면 도저히 그런 일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안다. 조씨의 부인과 아들은 한솔그룹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데 조씨만 없는 것도 다 세금을 안 내려는 꼼수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서울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니 매월 쥐꼬리 월급에서도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월급쟁이들로서는 허탈할 뿐이다.

배 째라는 식으로 버티는 악질 체납자가 법망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려면 조세범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 2010년 선의의 피해자 구제를 위해 빼버린 “정당한 사유 없이 1차 회계연도에 3회 이상 체납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부활시켜야 한다. 정말 돈이 없어 세금을 못 내는 이들과 달리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은 이들은 감옥에 보내는 게 조세 정의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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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당국에 체납자 가족들에 대한 금융조회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체납자들이 가족 명의로 재산을 은닉해도 세무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체납자 본인 외에는 과세 자료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담뱃값 인상처럼 서민들 주머니만 탈탈 털 게 아니라 악질 체납자들의 수천억 세금부터 받아 내는 게 순서다. 조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더 정교한 법 정비가 시급하다.

2016-04-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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