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산 화상경마장 주민투표 외 다른 출구 없나

[사설] 용산 화상경마장 주민투표 외 다른 출구 없나

입력 2014-07-22 00:00
수정 2014-07-2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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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는 궁극적으로 도박장이다. 화상경매는 자동발매기에 자신이 지목한 말을 표시한 구매권을 집어넣어 마권을 구입한 뒤 서울과 부산, 제주 경마장 등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화면을 보면서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게임이다. 물론 건전한 놀이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돈을 걸고 승률을 맞추는 ‘돈 놓고 돈 먹는’ 사행성 도박이다. 지금 용산 화상경마장이 사회적으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그 같은 사행시설이 다른 곳도 아닌 주택과 학교 밀집지역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시설 반경 200m 이내는 학교정화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유해시설이 들어서선 안 된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불과 10m 차이로 규제 범위에서 제외돼 있다지만 사행시설의 광범위한 폐해를 감안하면 공허한 얘기다.

도박장이 들어서면 주변에는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모텔 등 다종다양한 유해업소들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기차효과’다. 마사회 측은 이 민감한 시설을 개설하면서 지역사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일수록 철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함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달 용산 화상경마장이 시범 개장하면서 주민 반발이 이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침내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사회 측에 화상경마장 영업 중단을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시장은 사태 해결의 방안으로 주민투표 방안까지 제시했다. “절대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고 보지만 마사회 측은 찬반양론이 있다고 하니 주민투표로 의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투표 해법은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제안한 바 있다. 현명관 마사회 회장은 “이미 합법적으로 승인이 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화상경마장은 물론 찬성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 일대 상권이 살아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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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민투표가 갈등 해결의 최적해(最適解)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사회는 영업허가 과정에 주민동의는 고사하고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도 저버렸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경마장 시설 이전 권고도 외면했다. 화상경마장이 법적으론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특정지역 경마장 개장의 정당성을 온전히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그러하다면 화상경마장 폐쇄, 이전 내용을 포함한 주민투표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4-07-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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