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리실, 갈등 관리 컨트롤타워 역 제대로 해야

[사설] 총리실, 갈등 관리 컨트롤타워 역 제대로 해야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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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이 사회 갈등 관리에 본격 나선다고 한다. 홍윤식 국무조정실 1차장은 그제 국무조정실과 한국행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민 대통합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각 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전 부처 갈등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갈등관리점검협의회’를 조속히 구성·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갈등관리점검협의회는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차관회의체로, 각 부처 차관들이 참석해 갈등 사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한다. 회의체 구성이 능사는 아니다. 총리실은 이 회의를 통해 국정이나 갈등 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역대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진주의료원 폐원, 경남 밀양 송전탑 사태 등 주요 정책 사안을 둘러싸고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행복주택사업도 시작도 하기 전에 서울 목동 등 시범지구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통에 삐그덕거리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갈등은 이해 당사자들만의 충돌이 아닌,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면서 국론 분열과 사회 통합을 해치는 요인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갈등 관리가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총리실의 고유 업무는 바로 정책 갈등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국민 간의 갈등은 물론 부처 간의 갈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 지방정부 간 갈등, 지역 간 갈등 등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갈등 조정에 나서는 것이 총리실의 역할이다. 하지만 밀양 송전탑 사태, 울진 암구대 반각화 보존 대책 등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하고 심각한 갈등을 빚기까지 총리실은 이렇다 할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총리와 국무조정실장이 각각 주재하는 ‘국가정책조정회의’와 ‘차관회의’도 사실 정책 갈등을 다루는 회의라 할 수 있는데,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 구성한다는 갈등관리점검협의회 역시 문패에만 ‘갈등’자 하나 넣어서 갈등을 관리한다는 모양새만 취해서는 안 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국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갈등이 증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어떻게 조기에 갈등의 불을 끄는가가 정부의 행정 역량이다.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갈등 관리는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박 대통령이 최근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기구나 상시적 협의 조정기구의 설치를 지시한 것도 그래서일 게다. 다만 갈등 관리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갈등이 곪아 터질 대로 터졌다면 이는 ‘중환자’나 마찬가지다. 큰 병을 키우기 전에 미리 정부가 선제적 대응으로 갈등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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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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