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입학전형 과장광고 폐습 끊어내길

[사설] 대학 입학전형 과장광고 폐습 끊어내길

입력 2012-12-11 00:00
업데이트 2012-12-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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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학입시 전형방법은 3289가지나 된다고 한다. 203개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만 3000개가 넘는다니 대학마다 평균 16가지 방식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셈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육전문기관조차 대입전형 실상을 온전히 파악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처럼 복잡다기한 입학전형 방식은 선의로 해석하면 인재 확보를 위한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꺼풀 뒤집어 보면 다분히 상업적인 편법적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가 교과부의 권고에 따라 2013학년도부터 ‘1+3국제전형’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처음 1년은 국내대학에서 영어과정 등을 이수하고 나머지 3년은 협약을 맺은 외국대학에서 공부해 졸업장을 받는 유학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국내 여러 대학이 운용해온 이 방식은 고등교육법상 교육과정 공동운영에 해당하지 않을뿐더러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도 어긋난다는 이유로 논란을 자초했다. 사설 유학원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대학은 명의만 빌려주는 식이었다. 이 전형 방식을 통해 두 대학은 연간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전형료·유학장사’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 됐다.

두 대학은 지난달 수시모집을 통해 내년도 정원의 상당 부분을 선발해 놓은 상태다. 그 중엔 수능도 포기하고 지원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 대학서열화에 찌든 학생들로서는 그럴싸한 외국대학 간판이 더없이 커보였을 법하다. 선의의 피해자다. 해당 대학은 이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국제전형 파문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 탓도 있지만 대학 측의 무절제한 홍보 마케팅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상품광고하듯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대입전형 세일즈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2012-12-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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