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보 단일화 벽 끝내 못 넘은 ‘안철수 정치’

[사설] 후보 단일화 벽 끝내 못 넘은 ‘안철수 정치’

입력 2012-11-24 00:00
수정 2012-11-2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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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 한국 사회를 ‘안철수 현상’에 달뜨게 했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어제 대선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초읽기 단일화 협상이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자 스스로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가 추구했던 새 정치도 그 실체가 무엇이었든 일단 멈춰서게 됐다.

지난해 9월 시민운동가 박원순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직을 선뜻 양보하면서 시작된 안 후보의 정치 여정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숙제를 던져 주었고, 18대 대선의 성격을 규정짓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 그를 통해 투영된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기성 정치권으로 하여금 정치개혁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경제 민주화에 앞을 다투도록 했다. 성패를 떠나 이 나라 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동력이 됐다.

그러나 그런 ‘안철수 현상’을 ‘안철수 정치’가 고스란히 현실 세계에 반영했는지는 의문이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애매한 태도로 일관, 18대 대선의 불확실성을 한껏 높였다. 대선 출마 이후에도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안갯속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두고는 단일화 방안으로 삼은 여론조사의 방식을 놓고 문 후보와 모래알까지 셀 듯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 ‘아름다운 단일화’라는 기치를 퇴색시켰다. 두 후보가 지난 2주 남짓 벌여온 실랑이로 인해 대선은 불과 20여일 남겨 놓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정책 검증과 인물 검증을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물론 그 책임은 문 후보와 나눠져야 할 일이다.

안 후보가 홀로 사퇴 선언을 한 것은 비록 그가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고는 하나 그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실랑이가 남긴 후유증이라고 할 것이다. 안 후보의 사퇴로 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기는 했으나 적어도 질서 있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문 후보로서는 향후 대선 행보에 있어서 최대의 고비를 넘긴 것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18대 대선은 이제 명확해진 대진표를 바탕으로 25일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 후보는 남은 기간 오로지 정책과 비전으로 정정당당히 승부하는 모습으로 엉클어진 대선 정국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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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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