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진重 사태 정치흥행 대상 삼지 말라

[사설] 한진重 사태 정치흥행 대상 삼지 말라

입력 2011-07-15 00:00
수정 2011-07-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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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에 걸친 파업과 직장폐쇄 등 극단적인 대치 끝에 노사 합의로 정상화 절차를 밟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정치인과 노동계 등 외부의 개입으로 다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시의회 의장,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부산지역 인사들은 한진중공업 노사에 맡길 것을 요구하며 응원단을 실은 ‘희망버스’의 추가 모집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동영 의원 등은 어제 ‘외부세력 개입 자제’를 촉구한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을 항의 방문하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민생현장 방문프로그램의 첫 방문지로 한진중공업을 선택했다. 한마디로 전국적인 이목을 끄는 무대가 만들어졌으니 흥행을 벌여 보자는 속셈인 것 같다.

우리는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말 단행한 정리해고가 합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사용자 측의 대처방식에 문제가 적지 않았음을 지적한 바 있다. 3년 동안 신규 수주가 전혀 없다는 이유로 생산라인 노동자 400명을 해고하면서 임원들의 연봉은 대폭 올렸는가 하면, 대주주들에게는 174억원이나 배당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정리해고자에게도 22개월치의 위로금을 주는 조건으로 파업을 풀기로 노사가 합의한 직후 컨테이너선 4척과 해군 물자보급선 2척의 건조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도록 처신한 것이다. 6개월이 넘도록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게 성원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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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노사가 합의한 만큼 한진중공업의 문제는 당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민주당이 진정 비정규직과 해고 노동자 문제를 걱정한다면 한나라당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다. 지금과 같은 곁불 쬐기식의 정치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2011-07-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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