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어제 저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수교 60돌을 맞아 원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양측 간 관계개선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과 중국 정부는 이번에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 등 다양한 협정과 의정서에 조인했다. 북한은 중국이 요청해 온 압록강대교 건설에도 응했다. 중국은 북한에 식량·석유를 무상원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핵은 지극히 미묘한 사안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을 향한 우호적 태도가 한반도 비핵화에 자칫 역효과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양자대화 의향을 피력하면서도 ‘6자회담 틀 안’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아직 유효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이 ‘채찍’이 아닌 ‘당근’으로 일관한다면 북한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 북한이 다자회담에 복귀할 뜻을 언급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중국과 한·미 사이에 균열조짐이 보이면 북핵 해법은 어려워진다. 김 국방위원장은 양자·다자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하는 단계로 나아가려면 중국의 끈기있고, 지혜로운 중재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다자대화가 새로운 형태로 추진되기보다는 6자회담 재개로 구현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6자회담에서 이뤄놓은 합의를 무시하고 새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중국 외교부도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틀”이라고 평가했다. 원 총리가 김 국방위원장을 만나 이런 의사를 전했으리라고 본다. 때문에 원 총리와 김 위원장의 회동은 6자회담 조기 재개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북핵 협상에서 중국이 한·미와 보조를 맞추길 기대한다.
2009-10-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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