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가계 저축률 꼴찌로 내려앉을 것 같다. OECD는 어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17개 회원국 중 내년도 한국의 가계저축률(저축액/가처분 소득)이 3.2%로 일본과 함께 취하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7개국 평균 가계 저축률은 8.5%이고 1위 스웨덴은 16.3%이다. 한국은 10년 전인 1988년 가계 저축률 25.2%로 1위를 기록했고 2000년까지 꾸준히 저축률 상위 국가였다. 그러다가 2002년 카드대란을 겪으며 세계 최하위 수준인 2.1%가 됐다.이후 지금까지 하위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가계 저축률이 꼴찌가 된 것은 각종 연금과 보험 등 준조세 성격의 지출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와 사교육비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가구가 급증했다. 은행 빚으로 집을 구입한 가구가 많아지면서 원금과 이자 부담 때문에 저축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사교육 열풍에서 비롯된 과다한 교육비로 적지 않은 가계가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저축률이 2∼3배 이상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득이 줄어 저축률이 떨어지는 경우다. 특히 소득 감소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계부실이 심화되면서 저축은커녕 빚을 내거나 그동안 모아뒀던 저축마저 찾아 써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 수출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내수시장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 당국은 가정경제를 압박하는 거주비와 교육비의 과다지출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009-07-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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