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佛 마피아의 김형욱 살해설

[사설]佛 마피아의 김형욱 살해설

입력 2005-02-21 00:00
수정 2005-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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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이달 초 우선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7건 가운데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 사건’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주말 일부 일간지·월간지가 보도한 데 따르면 김 전 부장은 1979년 당시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 전신)의 공작에 따라 거주지인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로 유인됐으며, 그곳에서 중정의 청부를 받은 마피아(조폭)에게 살해됐다는 것이다.

‘김형욱 실종’에 관해서는 그동안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됐으며 이번에 보도된 피살 과정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는 이번 보도가 여느 때보다 훨씬 구체적인 데다 현시점에서 사건의 실상을 밝혀줄 관련인물이 적지 않게 등장했다고 판단하기에 진상 규명에 큰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보도를 종합해 보면 사건의 큰 흐름을 간접 증언해 줄 사람이 중정 및 국정원 고위간부 출신 3∼4명, 공작에 참여한 생존 중정요원 8명, 김형욱을 파리로 유인하는 데 동원된 여성 연예인, 파리 현지의 유학생, 그리고 ‘김형욱 회고록’을 집필한 김경재 전 국회의원 등 줄잡아 10명이 넘는다.

우리는 공작에 관여하거나 동원된 중정요원·일반인을 범죄자로 매도할 생각은 없다.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잔악한 권력 앞에 동참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당시의 국가관·애국관이 지금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 있음도 고려할 부분이다. 따라서 그 사건에 개입한 개개인에게 이 시점에서 책임을 묻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사자들도 이제는 자신이 관련된 부분을 솔직하게 밝혀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우리는 ‘김형욱 사건’의 실마리가 제시됨에 따라 위원회가 할 일도 분명해졌다고 본다. 보도에 등장하는 개개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들을 만나 설득해, 진술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김형욱 파리 피살설’의 진상 파악이 전반적인 과거사 진상 규명의 효율적인 출발점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2005-02-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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