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소셜 미디어와 스탈린의 유령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소셜 미디어와 스탈린의 유령

입력 2018-07-25 23:06
수정 2018-07-26 00:2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에이즈 공포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던 1983년 인도의 친소련계 신문 하나가 “미국이 퍼뜨린 수수께끼의 질병이 인도에도 올 수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에이즈는 미국인이 생화학무기를 만들다가 실수로 퍼뜨린 질병일 수 있다며 소련의 한 유력지를 출처로 들었다. 인도에서도 작은 신문의 주장이었지만, 1985년에는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이 1면에 같은 이야기를 게재하면서 확산이 시작됐고, 1987년에는 전 세계 50개 국가의 신문들에 같은 주장이 등장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음모라고 믿고 있고, 이런 믿음은 특히 미국의 소수인종 저학력층 사이에 흔하다.
이미지 확대
박상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박상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냉전 기간 중 미국과 소련 모두 즐겨 사용했던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역정보) 공작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의 정보기관 6곳은 러시아가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의회에 전달했다. 이제는 선진국의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은 물론 속도까지 빨라졌다. 소련의 정보국이 배후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80년대의 에이즈 음모론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데 몇 년이 걸렸다면, 지금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몇 시간 내에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 기업은 역정보 공작에 사용되는 가짜뉴스를 막을 수 없을까? 역정보 공작에 이용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사용자들이 신고한 내용을 일일이 살펴보는 직원이 2만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 수십억 개의 콘텐츠가 올라가는 페이스북에서 2만명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심지어 단순해 보이는 유명인들의 가짜 계정을 잡아 내는 일도 불가능에 가깝다. 페이스북에서는 한 달에 2억개에 가까운 가짜 계정을 삭제하고 있지만, 유명 운동선수나 연예인의 경우 한 사람당 1000개가 넘는 가짜 계정이 항상 활동 중이다.

더 어려운 문제는 틀린 정보, 역정보를 정의하는 일이다. 9·11 테러가 내부자의 소행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말하는 것이 역정보일 것이고,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는 과학자들의 발표가 틀린 정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논쟁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 페이스북은 틀린 주장이라도 물리적인 피해가 예상되지 않는 한 삭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플랫폼 기업이라는 특성상 ‘콘텐츠에 중립적이라는 평판’은 정확한 정보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셜 미디어는 진위를 알 수 없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되는 장소가 됐고, 구 소련 시절부터 역정보 공작의 경험을 축적한 러시아는 이를 십분 활용한 것이다.

역정보라는 러시아어 단어(dezinformatsiya)를 만들어 낸 사람은 다름 아닌 스탈린이다. 하지만 그는 그 개념이 마치 서방세계에서 비롯된 전술인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일부러 프랑스어 느낌이 나게 만들었다고 한다. 단어의 탄생부터 역정보였던 셈이지만,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역정보는 예외 없이 출처를 가리거나 속이는 작업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인도의 작은 신문에서 나온 에이즈 음모론을 믿었을 리는 없지만, 유력 언론에 인용되면서 출처가 ‘세탁’된 뒤에는 믿을 만한 정보로 탈바꿈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콘텐츠 검토 인원을 늘려도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이 잘못된 정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우리 모두가 부지런해지는 것 외에는 현실적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강남6)이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제12대 서울시의회 운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규제 완화, 청년 정책 패러다임 전환, ‘G3 서울 플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비전을 밝혔다. 우선 의정 각오로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의회는 상호 비방하는 의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의회”라며 “소수 여당으로서 철저히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울시 최대 현안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거 안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 주거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며, 시장과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공급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도시와 시민의 삶이 변한 만큼 일괄적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핀셋 규제’와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제12대 의회 개원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해 제1호 안건으로 발의한 ‘G3 서울 플랜 지원 결의안’의 당위성도 언급됐으며 “서울을 글로벌 Top 3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라
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내가 읽는 매체의 신뢰도는 물론 그 매체가 인용한 출처와 그 신뢰도 역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평소 내 생각이나 주장에 반대되는 기사보다는 내 확신을 강화하는 기사를 조심하고, ‘정의감에 기반한 분노’를 일으키는 내용일수록 한번 더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의심하고 살펴보는 일은 귀찮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생각을 조종하려는 역정보 공작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바로 당신의 ‘귀차니즘’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하찮은 일은 절대 아니다.
2018-07-2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