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그늘

[데스크 시각]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그늘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5-07-20 23:46
수정 2025-07-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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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통화량 부동산 향하면 안 돼
황폐해진 지방 곳간 채울 방안 필요
소비쿠폰 이후 사후 대책 꼼꼼하게

지난해 자영업자 100만명이 폐업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법인·개인 사업자는 총 100만 8282명이나 된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전체 폐업률(가동 사업자와 폐업자 합계 대비 폐업자 수)도 9.04%로 2년 연속 상승 중이다. 폐업 이유로는 ‘사업 부진’이 50만 6198명(50.2%)으로 가장 많았다.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사업 부진 사유 비중이 50%를 넘은 건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50.2%)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꺼내 든 이유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빚’을 내서 국민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돈이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처음 보는 정책은 아니다. 내수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쓰는 고강도 처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형태로 사용하기도 했다.

정부가 빚을 내 국민들에게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선심성 정책, 포퓰리즘 등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함에도 경제적으로 위기가 닥치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어느 정도 효과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돈이 풀리고 그 돈이 골목상권의 상인들의 목을 잠시라도 적셔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정책이 실행된 이후 감당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일단 늘어난 통화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문제다. 이번에 31조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풀리는 것이 끝이 아니다. 몇 달 지나지 않아 20조원 규모의 추경이 또 준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합치면 50조원이 넘는 돈이 시중에 풀리는 것이다.

우리는 2020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재정을 푸는 것을 봤고, 이것이 곧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것을 봤다. 역설적으로 서민들을 살리기 위해 진행한 재정 확대 정책이 만든 인플레이션이 서민들의 삶을 얼마나 팍팍하게 만드는지도 목격했다. 특히 이번에는 다른 나라들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한국만 재정을 급격하게 확대하는 것이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걱정되지 않는다면 공직에 있을 자격이 없다. 풀린 돈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대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은 통화량 증가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세계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인하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부터 서울 아파트값은 숨 고르기를 끝낸 육상 선수처럼 다시 뛰고 있다. 이재명 정부 취임 이후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주택 시장에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상승률이 떨어졌을 뿐 아직 가격이 잡히고 있지 않다.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저금리, 통화량 증가라는 삼중고 속에 돈의 방향을 주택시장이 아닌 금융과 기술투자로 돌릴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다.

더 큰 걱정은 지방정부 재정의 황폐화다. 그나마 재정이 괜찮다는 서울의 경우에도 자치구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민생활력 소비쿠폰의 중앙과 지방 재정 분담 비율을 다른 시도(10%)와 달리 서울시는 25%로 정했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약 5800억원이다. 서울시는 수천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고, 서울 자치구들은 약 2300억원의 돈을 만들어야 한다. 자치구마다 100억원에 가까운 돈이다. 지방 재정이 황폐화되는 이유다. 자치구들에 자력갱생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재원을 중앙과 광역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선 말을 꺼내기 어렵다. 결국 이번에 구멍 난 재정을 중앙과 광역이 채워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수술보다 중요한 것이 회복이라고 한다. 수술이 잘됐어도,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후유증으로 오히려 건강이 나빠진다는 이야기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관리, 그리고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김동현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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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사회2부 차장
김동현 사회2부 차장
2025-07-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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