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 어문팀장
‘저어 주어 달걀을 풀어 준다.’ ‘밀가루를 넣어 졸여 준다.’ ‘버터를 두르고 부쳐 준다.’ ‘우유를 부어 갈아 준다.’
좀 과하다 싶기도 하다. 말맛도 떨어뜨리는 것 같다. 지나치게 양념을 쳤다는 느낌을 준다. ‘주다’는 기본의미가 ‘건네거나 베풀다’는 말이다. 보조동사로는 동사 뒤에서 ‘-어 주다’ 형태로 쓰인다. ‘아내에게 선물을 주었다.’ ‘그녀에게 시를 읽어 주었다.’ 여기서 ‘주다’들은 건네거나 도왔다는 의미를 전한다. 하지만 요리와 관련한 문장들에서는 그러하지 않다. 무엇을 건네야 할 대상이 없이 괜스럽다.
요리의 표현들에서만 ‘주다’의 쓰임새가 달라진 건 아니다. 일상의 다른 곳에서도 ‘주다’는 빈번하게 본래의 영역을 벗어난다. ‘연고를 발라 주고’, ‘먹는 양을 늘려 주는 게 좋다’ 같은 말들이 흔하게 쓰인다. ‘연고를 바르고’, ‘양을 늘리고’라고 해도 충분한데, 굳이 ‘주다’를 넣는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흐릿하고 부족해 보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주걱으로 저으면’보다 ‘주걱으로 저어 주면’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남는 말로 다가올 때가 많다.
wlee@seoul.co.kr
2017-10-26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umbnail - [포착] “어라? 이재용 아들이잖아!” 이지호 소위, 韓美 해군 회의 ‘통역’ 모습 공개](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10/02/SSC_20261002141732_N2.jpg.webp)

![thumbnail - 64세 짐 캐리, 한국계 추정 ‘민아’와 극비리 3번째 결혼… “숭고한 동반자” [월드픽]](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10/01/SSC_20261001174803_N2.jpg.webp)

![thumbnail - “아빠랑 20살까지 목욕했다”는 유명 여배우…‘역겹다고? [라이프]](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10/01/SSC_20261001080203_N2.jpg.webp)





















